공포의 9월…개인 '삼성전자' 살 때, 外人 반도체 팔고 '2차전지' 담았다

미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한 3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최악의 폭락장의 기록한 9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종목을 살펴보니 반도체주를 팔고 2차전지 관련주를 담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약 2조원 가까이 삼성전자를 매수했는데, 특히 공매도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규모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12.8%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9.3% 하락, 나스닥지수가 10.1%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더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올해(1월~9월) 들어서만 27.61% 하락했는데, 하락폭 중 약 절반 가량이 9월 한달 새 일어난 것이다. 같은기간 코스닥지수는 16.6% 폭락했다.

증시 부진이 심화한 가운데 투자자별 매수 종목을 살펴보니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9월 한달간 코스피시장에서만 2조9902억원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삼성전자만 1조9410억원치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개별종목중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3489억원), SK하이닉스(2338억원), 한국항공우주(1992억원), 삼성전자우(1918억원), 카카오(1898억원), NAVER(1742억원), LG전자(1564억원), POSCO홀딩스(134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낙폭과대를 기회로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들은 이 기간동안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이 삼성전자로, 이 기간 1조8575억원치 순매도했다. 사실상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대신 고환율 국면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2차전지 등을 주로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SDI로 2124억원치 사들였다. 이어 한화솔루션(2001억원), KT&G(1848억원), LG에너지솔루션(1839억원), 현대차(181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38억원), LG화학(993억원), 포스코케미칼(960억원), SKC(793억원) 등이었다. 주로 '2차전지'와 경기방어주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하면서 피해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면서다. 지난달 코스피시장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4906억원으로, 전월(8월) 대비 약 40% 늘었다. 특히 지난달 공매도 1~3위 종목은 삼성전자(5575억원) LG에너지솔루션(5344억원), SK하이닉스(3585억원)으로,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규모가 더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조정을 보인 지난 9월 한달 간 전체 시장 공매도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공매도 상위 종목 투자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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