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9년만에 최대 하락…분양권 '마피'뜨는 수도권

서울 0.15% 하락…2013년 8월 이후 최대 낙폭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전국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멸종 시기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이 9년 만에 최대수준으로 떨어졌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1주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9월 5일 조사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5% 하락했다.

지난주 0.13% 하락에 비해 낙폭이 더 커진 것이면서, 2013년 8월 5일(-0.15%) 이후 9년 1개월만에 가장 큰 폭을으로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주택가격 추가 하락 우려가 확산하면서 거래심리 위축되고 관망세 지속되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 거래만 이뤄지고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며 하락폭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하 자료:한국부동산원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값이 각각 0.09%, 0.03% 떨어지면서 지난주(-0.06%, -0.02%)보다 낙폭이 커졌다. 송파구도 -0.16%을 기록하며 전주(-0.12%) 대비 떨어졌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강북지역에서는 노원구와 도봉구가 모두 0.30% 하락했다.

경기도는 지난주(-0.21%)보다 하락폭이 더 커진 -0.22%를 기록했고, 인천은 낙폭을 유지(-0.22%)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를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남 분당은 0.09% 하락하며 지난주 -0.12%에 비해서는 낙폭이 소폭 줄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는 -0.13% 하락하면서 지난주(-0.11%)에 비해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0.20%에서 이번주 -0.21%로 하락폭이 커졌다.

지방은 0.13% 하락하며 지난주(-0.11%) 대비 낙폭 커졌고, 이에 따라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지난주(-0.15%)에 이어 -0.17% 떨어졌다.

전국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26→22개)은 감소했고, 보합 지역(11→11개)은 유지, 하락 지역(139→143개)은 늘었다.

아파트값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권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피란 분양가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서 -5000만원짜리 마피 분양권이 나왔고, 이번주에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2000만원짜리가 등장했다. '미분양의 무덤'이 된 대구에서는 마피가 드문 일이 아니다.

전국 전세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0.09%) 이어 이번주에도 0.11%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으로 반전세·월세 선호가 지속되고 신규 전세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매매가격 하락과 동반해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지난주(-0.22%)에 이어 0.25% 낙폭이 커졌고, 인천은 -0.31%를 기록하며 지난주(-0.34%) 대비 낙폭이 조금 줄었다. 수도권 전셋값은 지난주(-0.20%)에 이어 0.21% 하락했다.

한편 현재와 같은 약세 시장이 이어질 경우 올해 전국 평균 아파트값이 9년 만에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2013년(-0.29%) 이후 8년간의 상승 흐름을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R114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대출 규제 강화, 주요 지역의 가격 부담감 등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지금의 시장 환경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약세 국면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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