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강제 퇴역한 고(故) 존 싱글러브 미국 예비역 소장 동상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내년 한국에 세워질 전망이다.
5일 한미동맹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국가보훈처, 유가족과 협조해 싱글러브 장군의 동상을 한국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훈처는 아직 구체적 제안을 받거나 계획을 수립한 것은 아니지만 내년이 한미동맹 70주년인 만큼 싱글러브 장군 동상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글러브 장군은 6·25 전쟁 참전용사인 동시에 1977년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본국으로 소환, 강제 퇴역을 당한 인물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을 졸업한 뒤 소위로 입대해 ‘그린베레’로 불리는 육군 특전사의 전신인 전략사무국(OSS)과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했다. 그는 또 1949년 설치된 CIA 서울지부에서 근무했고, 6·25 전쟁 때는 김화지구 전투대대장으로 직접 전장을 지휘했다.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1977년 5월에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5년 이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카터 대통령의 계획은 곧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결국 군복을 벗어야 했다.
이후 "당시 주한미군 철수계획을 반대하지 않았다면 별 몇개를 더 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누군가 말하자 "내 별 몇개를 수백만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나"라고 대답한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싱글러브 장군은 올해 1월2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자택에서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국군 수뇌부는 지난달 열린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안장식 때 조전을 보내 한미동맹을 지킨 장군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