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보내는데 문제 없다' 러 가스관 잠가도 끄떡없다는 유럽

EU 집행위 "러, 계약 존중하지 않더라도 대응 준비됐다"
독일은 이미 자국 저장고 85% 비축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본사 사옥을 촬영한 사진. 가즈프롬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압시설을 정비하기 위해 이날부터 이달 3일까지 가스공급을 멈춘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 없이도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럽 국가 관리들은 그동안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에 대비해 왔기에 공급을 제한하더라도 이번 겨울을 보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파올로 젠틸로니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응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계약을 존중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때 서유럽에서 러시아 천연가스에 가장 크게 의존했던 독일 역시 에너지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음을 확인했고 그에 맞춰 러시아 에너지에서 독립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계속 취해왔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결과 지금은 몇 개월 전보다 훨씬 더 잘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또한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또다시 아주 많이 어려워지더라도 우리는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의 에너지부는 자국 내 가스 저장고가 이미 10월 초 목표치(85%)에 가까이 충전됐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천연가스 수요 중 러시아의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10% 정도로 줄었다면서, 이는 가스 도입처를 북유럽 등으로 다원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엄격한 에너지 절약 조치를 취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의무화한 에너지 절약 규칙엔 대다수 공공건물의 실내 온도를 18.8도까지만 올리고, 오후 10시 이후에는 외부 조명을 켤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같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결정에 대해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로 모든 유럽인의 일상을 파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겨울 러시아는 모든 유럽에 대해 결정적인 에너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유럽이 더 강하게 단결하고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사흘로 예정됐던 노르트스트림-1의 정비 완료 및 가스 공급 재개를 하루 앞두고 돌연 누출이 발견됐다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탐사부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