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세트 싸게 팔아요'…이맘때면 중고마켓은 '선물세트' 되팔이 경쟁

명절 선물세트 판매글 늘어…최고 인기는 '스팸'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개인간 판매는 불법

추석 명절 스팸 선물 판매 글/사진=당근마켓 캡처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최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명절 선물 판매 글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스팸 등 명절 선물 세트 매물이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다수 등록되고 있다.

종류는 햄, 홍삼, 조미료, 참치, 생활용품 등 다양하다. 가격대는 3만~10만원대가 주를 이룬다. 대부분 상품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거래 또한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연휴 기간 전주까지는 명절 관련 키워드가 등장하지 않다가 명절이 되면 중고거래 내 관련 키워드가 특정된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에는 "홍삼세트 반값에 팔아요. 어제 선물로 받아 포장도 뜯지 않은 제품이라 다시 선물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13만원짜리 벌꿀세트 8만원에 팝니다" "스팸세트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2만원에 팔아요" 등의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도 명절 선물세트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중고나라 게시판에 '스팸' '참치' '홍삼' 등을 검색하면 수백 건의 상품이 나오는데, 이 중 70%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명절마다 스팸 선물세트 판매가 계속해 인기를 끌자 중고나라는 스팸을 직접 매입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추석 스팸대전'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선물 세트가 거래되고 있지만,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중고거래는 불법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판매업 신고를 한 영업자만 온라인에서 팔 수 있다.

당근마켓에는 홍삼을 검색하면 홍삼정 등이 이미 거래 완료된 경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홍삼캔디 등 일반식품으로 거래가 가능한 품목도 있어 키워드 검색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근마켓은 자체 데이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기능식품협회로부터 받은 제재 목록을 더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관련 거래를 계속해 신경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좀처럼 가라앉질 않는 물가 탓에 소비자들은 중고거래를 늘리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못난이 과일' 등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저렴한 상품을 찾는 등 자구책 찾기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필요한 물건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로 구매해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4곳(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헬로마켓)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 1월 말 1974만명에서 지난 4월 2035만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자주 구매해야 하는 생활용품들이나 가격대가 비싼 가전제품 등을 주로 거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고거래 플랫폼 4곳을 이용한 소비자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중고거래 품목은 △생활용품 21.1% △가전제품 16.2% △의류 13.7% 순으로 나타났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탐사부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