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기자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를 하는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 ‘오늘회’가 서비스를 중단한다. 자금 유동성 악화로 인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향후 회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늘회 운영사 오늘식탁은 전날 김재현 대표 명의로 전 직원 대상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어 오늘부터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등을 중단했다. 현재 대부분의 상품은 ‘일시품절’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기약이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최근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 하루 만에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며 “급하게 이사회를 열었지만, 현재로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오늘회는 ‘제주산 딱새우회’와 ‘통영 전복회’를 오후 3시 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저녁 식탁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치로 75만명 회원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수산물과 배송 등 협력업체에 대금 지급을 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대금 정산 지연이 회사의 정산 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일시적 문제라고 해명했지만, 횟집 등 협력사 대금 미지급 규모가 늘어나면서 결국 디폴트를 선언한 모습이다.
오늘식탁은 2017년 출범한 제철 수산물 스타트업이다. 국내 기업에서 마케터로 일해 온 김재현 대표가 미국의 유명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인스타카트’를 롤모델로 삼고 만든 회사다. 제철 수산물 상품을 기획하고, 매입 후 판매하는 오늘회를 운영 중이다. 오늘식탁은 다양한 자체브랜드(PB) 수산 상품을 발굴해 제공해왔다.
오늘식탁은 그동안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를 확보하면서 성장했다. 지난해 초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당시 하나벤처스, KT인베스트먼트, 가이아벤처스, 한국성장금융,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등 유수의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KTB네트워크, 대성창업투자 등 기존 투자사는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한국투자파트너스, KTB네트워크, 대성창업투자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주요 벤처캐피탈 자금을 통해 성장을 거듭했다. 이어 지난 7월 기존 주주인 하나벤처스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시장 상황에 악화했음에도 직전 라운드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았다.
이처럼 최근까지 투자금을 유치했음에도 협력업체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협력업체 대금 규모가 불어나면서 전 직원 권고사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다수의 협력업체는 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FI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늘식탁은 주요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정책기관인 한국성장금융이 직접 투자를 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위기에 빠지면서 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