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서 찢는 습관있다'…변기에서 발견된 대통령기록물

트럼프 애용 '샤피 펜'으로 적힌 문서
'친트럼프' 공화당 의원 이름 적히기도

뉴욕타임스(NYT) 소속 기자 매기 하버만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 기록물 훼손 정황이 담긴 사진 두장을 공개했다. 하버만에 따르면 왼쪽 사진은 백악관 내 화장실, 오른쪽은 해외 순방 당시 사용한 화장실 사진이다./사진=악시옥스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대통령 기록물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소속 한 백악관 출입 기자가 관련 정황이 담긴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용하는 샤피 브랜드의 펜으로 적힌 문서 일부와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 공화당 의원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각)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NYT 기자 매기 하버만은 자신의 저서 '신용사기꾼'(Confidence man) 출판을 앞두고 관련 사진 두 장을 공개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문서를 폐기했다는 사실은 웨스트윙(백악관 내 비서동)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보좌관은 그가 반복적으로 저질렀던 습관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버만은 공개된 사진 중 왼쪽 사진은 백악관 내 화장실, 오른쪽은 해외 순방 당시 사용한 화장실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부분의 단어는 읽을 수 없어 문서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손글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호하는 샤피 펜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또 식별 가능한 문자 중 일부에는 친트럼프 성향의 엘리스 스테파닉 공화당 의원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하버만은 이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문서 폐기가 백악관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고, 해외 순방에서도 최소 두 차례의 훼손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기록법에 따라 보존돼야 하는 문서를 찢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습관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변인 테일러 부도위치는 "날조"라며 반박했다. 그는 "변기에 종이가 들어간 사진이 책 홍보의 일환이라면, 책을 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에게 반대하기 위해 이와 같은 이야기를 날조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백악관 기밀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했다. 미 수사당국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미 연방 하원 특별위원회는 '1·6 의사당 폭동'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마러라고 리조트로 반출됐다고 밝혔다. 반출 자료에는 '국가기밀'로 표시된 문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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