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기자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우리는 왜 ‘좋아요’에 집착할까? 왜 가짜뉴스에 쉽게 낚일까? 내 선택은 정말 내가 하는 것일까?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우리가 수많은 구독 서비스를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UX디자인 전문가가 알려주는 디자인 속 행동심리학과 마케팅의 원리. 우리의 선택을 조종하는 ‘디자인 트랩’에 숨은 설계와 원리를 알려주는 안내서다.
● ‘좋아요’는 더 오래 더 많이 보게 한다
사람은 ‘예측할 수 없는 보상’이 주어질 때 더 열심히 일한다. 언제 받을지 모르는, 또 놓쳤을지 모르는 친구들의 ‘좋아요’나 ‘댓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SNS에 접속한다. SNS를 통해 간헐적으로 받게 되는 도파민 보상은 사용자를 집착하게 만들고 이것이 중독으로 연결된다.
● 빨간 동그라미 알림은 가슴을 뛰게 한다
알림 기능은 놓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주는 유용한 기능이지만, 기업들은 중요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계속 알림을 보내 서비스를 좀더 사용하게 만드는 데 악용한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사용자들에게 ‘중독’과 ‘불안감’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당장 놓치는 알림이나 빠뜨리는 정보가 있을까 봐 불안해하는 ‘포모Fear of Missing Out’현상을 많은 사용자가 겪고 있다.
디자인 트랩은 규제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모든 디자인 트랩을 규제한다는 말은 곧 모든 디자인을 규제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디자인 트랩의 경계선은 모호하다. 그렇기에 윤재영 교수는 디자인의 본질, 그리고 디자인의 윤리에 대한 질문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자이너와 사용자, 그리고 기업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란 직업은 자격시험이 필수로 요구되지도,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같은 윤리강령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디자인의 영역이 계속 확장되고 있는 21세기 디자이너는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을 넘어 ‘옳은 디자인’을 고민해야 한다.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고민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의 인식 역시 중요하다. 만연한 디자인 트랩을 자신의 부주의나 실수로만 여긴다면 디자인 트랩을 사용하는 기업과 서비스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같다. 기업 역시 무분별한 디자인 트랩이 장기적으로는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명확한 디자인 규정과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디자이너, 기업, 사용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옳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가능해질 것이다.
디자인 트랩 | 윤재영 지음 | 김영사 | 352쪽 | 1만6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