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나면 '한의원' 더 많이 간다…4년 새 자동차보험 진료비 2배 급증

심평원 지난해 진료비통계 공개
한방 진료비, 처음으로 의과 넘어서
의협 "왜곡된 진료행태" 개선 촉구

자동차보험 진료비.[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한의과 분야가 처음으로 의과 분야를 넘어서는 진료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2021년 자동차보험 진료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의과 분야 진료비는 1조3066억원으로 의과 분야(1조787억원)를 넘어섰다. 4년 전인 2017년(5545억원)과 비교하면 한의과 진료비는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자동차보험 청구기관으로 보면 총 2만841개소 가운데 한방병원과 한의원이 1만2371개소(59.3%)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의료기관(7만1230개소) 가운데 한방병원·한의원(1만5005개소)이 차지하는 비율(2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도별 환자 수에서도 한방병원·한의원의 증가가 눈에 띈다. 한방병원은 2017년 26만5048명에서 2019년 46만9754명, 지난해 60만2654명으로 늘었고, 한의원도 같은 기간 59만4244명, 86만82명, 89만4098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종합병원은 2017년 44만4343명에서 지난해 29만2094명으로 감소했고, 일반병원급도 같은 기간 55만3781명에서 42만458명으로 줄었다.

이는 교통사고 피해를 입은 뒤 한방병원, 한의원을 찾는 인원이 크게 늘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진료 불균형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직역 간 심사의 형평성 문제는 의과의 자동차보험 환자 진료 기피를 부추겨 의과 진료가 필요한 교통사고 중증환자의 피해를 양산할 것"이라며 "과도한 진료비 낭비는 보험료 인상으로 연계돼 결국은 국민건강 및 경제적 피해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국토교통부에 자동차보험 심사기준에 대한 의과와 한의과간 형평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외래진료 시 진료비 선불제 도입과 자동차보험 진료체계 분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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