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4월 서울 아파트 매입 1624건
30대 이하 42.3% 올들어 최고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올 들어 강화된 대출 규제 조치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늘고 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다 금리 인상으로 금융 비용 부담까지 커지자 차라리 작은 평수라도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집값 고점 인식,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공급 정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같은 2030세대들의 공격적인 매입 분위기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624건(신고일자 기준)으로 이 가운데 30대 이하가 사들인 아파트는 687건(42.3%)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와 비중 모두 올 들어 최다·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것은 집값이 급등한 2020년 8월(40.4%)이었다. 이때 처음으로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40%를 넘어섰고 지난해 9월 44.1%로 고점을 찍은 뒤 떨어졌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이 비중이 36.0%까지 떨어졌지만 대통령 선거가 끝난 3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3월에 40.7%로 2월(36.0%)보다 4.7%포인트 오르며 다시 40%대를 회복했고 지난달 상승폭이 더 확대됐다.
대선 이후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회복되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르자 2030세대들이 다시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전세 매물이 줄고 전세가격마저 오르는 등 전·월세시장이 불안한 것도 이러한 매입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 실제 서울 25개구 가운데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늘었다. 노원구에서는 161건의 거래 중 89건(55.3%)을 2030세대가 매입해 전체 거래의 55.3%를 차지했다. △관악구(55.6%) △성북구(50.7%) △금천구(47.6%) △구로구(45.7%) 등에서도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이 높았다.
다만 30대 이하 젊은 층의 매수 움직임이 지난해와 같은 매입 열풍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분양가 상승 등 자금여력이 부족한 2030세대의 주택 매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청년층의 대출 문턱을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무리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분양가 상승, 대출 규제 조치가 여전한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에 달한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추격 매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현재와 같은 상황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