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제네시스가 첫 전용전기차 GV60을 미국에 출시했다. 현대차가 고가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전기차를 미국에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기업과 함께 3년 간 무료충전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판촉에 나섰다.
제네시스가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배포한 자료와 현지 외신 등을 보면, 이번 신차는 미국 캘리포이나와 뉴저지, 뉴욕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출시됐다. GV60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급 크기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함께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플랫폼(E-GMP)이 적용된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전기차는 이밖에 준대형 세단 G80과 중형 SUV GV70 등 내연기관 모델을 기반으로 한 차가 있다.
이번 신차 출시에서 눈에 띄는 건 개인 고객이나 리스 상관없이 3년간 무료충전(30분 충전)을 가능케 한 점이다. 북미권 최대 충전인프라 회사이자 급속충전기 보급에 앞장서온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와 함께 이번 프로모션을 같이 한다. 현지 출시가격은 4륜모델 5만8890달러(생산자 권장가격 기준), 퍼포먼스모델 6만7890달러다. 현지에서 경쟁하는 메르세데스 벤츠나 볼보의 전기차 모델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고가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무료 충전 혜택을 줘 고객 혜택은 높이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신차 판촉에 나선 건 최근 커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은 그간 유럽·중국에 견줘 다소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보급 확대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본거지인 동시에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현지 기반 대형 완성차업체도 잇따라 신차를 내놓거나 개발에 나서면서 시장을 키웠다. 폭스바겐·벤츠 등 유럽 브랜드를 비롯해 토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 역시 현지 공장을 전기차 설비로 바꾸거나 SUV·픽업트럭 등 현지 선호도가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전동화 모델로 내놓거나 출시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단일권역으로는 미국이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데다, 최근 현지 점유율이 오른 과정에서 전기차와 제네시스 브랜드가 뚜렷한 역할을 한 터라 신차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제네시스는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내놓는 한편, 2030년부터는 아예 내연기관차를 팔지 않기로 하는 등 전동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짰다. 기존 고가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내연기관 기술력에 미련이 남아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처지를 감안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기차는 퍼스트무버가 되자’라고 독려하는 배경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