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후예산제 전면 시행한다…공공·민간 부문 ESG 확산

투자·출연기관 경영평가시 ESG 지표 확대·신설…녹색제품 구매비율 70%까지 확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서울시가 ESG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시동을 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정에 우선 ESG를 적극 도입한다. 작년 3개 본부·국에 시범 도입한 ‘기후예산제’를 올해부터 시정 전 분야에 전면 도입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다. 공공 부문에서는 ‘기후예산제’ 전면도입, 시 투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 ESG 지표 반영 강화, 공공기관 녹색제품 의무구매 확대 등을 통해 ESG 시정 운영기반을 구축한다.

‘기후예산제’는 올해 편성하는 2023년도 회계연도 예산부터 전면 도입한다. 기후예산제는 예산 사업별로 온실가스 배출영향을 분석해 온실가스 감축이 예상되는 사업은 확대하고, 배출이 예상되는 사업은 규모를 축소하거나 배출 상쇄방안을 마련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전기차 보급, 녹지 확충 등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감축사업’에 해당되므로 예산 편성에 우선 반영하고, 연료소비를 증가시키는 ‘배출사업’은 저감방안을 포함하는 예산안으로 감축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매년 시행하는 26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는 ESG 관련 지표 반영을 추진한다.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녹색제품 구매실적, 제로웨이스트 추진실적 등을 평가지표로 설정해 투자·출연기관의 ESG 경영을 강화한다.

공공기관 녹색제품 의무구매도 확대한다. 시의 녹색제품 구매심사 기준을 현행 70만 원 이상에서 50만 원 이상으로 강화한다. 시 녹색제품 구매액의 71%를 차지하는 건설·토목 분야는 구매실적을 집중 관리해 의무구매 비율을 2021년 32.6%(구매액 558억 원)에서 2026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민간 부문의 참여 확대를 위해 ▲계약·민간위탁 시 ESG 우수기업 우대 ▲경제단체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운영 ▲중소기업 ESG 경영 전환 컨설팅 확대 ▲녹색산업 육성·지원 등을 다각도로 추진한다.

연 2조 5000억 원 규모의 계약(공사·물품·용역 등) 시 ESG 우수기업을 우대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일반용역 낙찰자 결정 과정과 협상계약 가산점 부분에 EMS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EnMS 에너지경영시스템 인증, GMS 녹색경영시스템 인증 등 친환경 기업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위탁 수탁자 선정 시에도 친환경 기업에 가점을 부여하도록 민간위탁 관리지침 개정을 추진한다. 수탁자 선정 후에도 수탁기관에서 ESG 추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종합성과평가 지표 및 지도·점검 항목을 개선할 계획이다.

ESG 기업 육성과 지원에도 공을 들인다. 시는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와의 협의체인 ‘경제단체 협력 네트워크’를 협의체를 구성, 지난 4월19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격월로 간담회를 개최한다. 협의체를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건물 에너지효율화 사업, 전기차 충전기 보급, 제로웨이스트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시 주요 사업 추진에 있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친환경·ESG 컨설팅도 확대한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한 결과 다수의 중소기업이 ESG에 대한 인식과 자가진단에 어려움을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현재 중소기업중앙회와 협력해 기업당 5백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수요를 파악해 지원 기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체와 협력해 취약계층 에너지 복지사업도 강화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을 탄소배출권과 연계할 수 있는 협력모델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가 녹색산업 육성을 위해 운영 중인 4개 시설(센터)을 통한 지원도 지속한다. 올해 지원 규모는 총 34억 2000만 원이다. 이들 시설에서는 친환경·녹색기업 창업 지원과 친환경 제품의 원활한 판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및 마케팅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고, 온실가스 감축, 폐기물 저감 등 기술개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유연식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는 동아시아 최초로 C40로부터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후행동계획을 인증받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힘써왔다”며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길에 기업, 시민과 협력해 ESG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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