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 입법이 마무리 됐다. 앞서 처리된 검찰청법 개정안과 이날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같은 날 오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후속 조치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나서고, 검찰개혁을 매듭짓겠다는 복안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오전 원내대책 회의에서 "한국형 FBI, 가칭 중수청 설치로 검찰의 남은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것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통해 반드시 매듭 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개특위 구성안이 오늘 처리되면 중수청 설치, 경찰을 포함한 수사기관 선진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형 FBI'로 불리는 중수청을 1년 6개월 내에 설립, 검찰의 남은 수사권한을 모두 이관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달 22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국회의장 중재안은 사개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중수청 입법 조치를 완료하고, 이후 1년 이내 중수청 출범과 동시에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도록 했다. 사개특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고, 위원 수는 위원장을 포함해 13인(민주당 7인, 국민의힘 5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운영된다. 사개특위 활동 기한은 오는 12월 31일까지다.
검수완박 두 법안인 경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고, 중수청 설치 논의를 위한 사개특위 구성 결의안까지 함께 처리됨에 따라 문 정권 임기 내 완수하겠다는 민주당의 검찰개혁은 일단락 짓게 됐다.
검수완박 첫 번째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지 나흘 만이다.
지난 달 30일 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하며 곧바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저지에 나섰다. 그러나 제396회 국회(임시회) 회기를 30일 하루로 변경하는 내용의 회기 결정의 건을 통과시키며 민주당이 회기 쪼개기, 이른바 '살라미 전술'로 맞대응해 필리버스터는 회기 종료에 따라 자동 종결됐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날 새로 열린 제397회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돼 개의 선언 3분 만에 재석 174인 중 164명이 찬성·반대 3명·기권 7명으로 의결됐고, 먼저 국회 문턱을 넘은 경찰청법 개정안과 함께 이날 오후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중수청 설치를 논의하기 위한 사개특위 구성 결의안까지 이날 본회의서 함께 처리됨으로써 향후 민주당은 중수청 설치와 경찰을 포함한 수사 기관 선진화 방안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