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함대 기함, 화재 휩싸여 침몰…우크라 '미사일로 격침'

순양함 '모스크바' 침몰..."사기 꺾일듯"
러 국방부 "원인 불명 화재"라고만 발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전에서 러시아군의 상징으로 불려왔던 러시아 순양함인 '모스크바(Moskva)'호가 화재로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자국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격침시킨 것이라 주장하는 가운데 러시아측은 원인불명의 화재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러시아군의 사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 순양함이 흑해상에서 화재로 인해 침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원인불명의 화재로 탄약이 폭발하면서 선박이 심각하게 파손됐으며, 승조원 510명은 모두 대피했다"며 "화재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측은 원인불명의 화재라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측은 자국군의 미사일 공격에 의한 격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막심 아르첸코 오데사주 주지사는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넵튠 지대함 미사일 2발이 모스크바함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게재했다. CNN에 따르면 흑해 상공의 기상악화로 모스크바함의 화재 원인은 정확히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측의 격침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러시아군의 사기가 크게 꺾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함은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이자 개전 초부터 러시아군에 승리의 상징처럼 여겨진 함선이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원들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즈미니섬 공략에 참여한 함선으로 흑해 전선에서 계속 공세에 동원돼 악명이 높은 상태다.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제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모스크바함은 흑해함대의 기함일 뿐만 아니라 자존심이었다"며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을 러시아인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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