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혁명] 1인 집중좌석·화상회의…'일산 아지트'로 출근

출근 전 근무 시간·장소 정해
협업 툴 올리면 보고 필요 없어
얼굴 인식 ID로 게이트 통과
자리 예약은 키오스크나 폰으로
재택보다 업무 효율 높아 선호

5G·양자암호통신 기술 결합
보안 문제도 해결
집 근처 아닌 휴양지 오피스
워케이션 실험도 늘어

SK텔레콤이 경기도 일산동구 주택단지에 마련한 3층 거점 오피스 '스피어 일산' 전경. 사진=SK텔레콤 뉴스룸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오늘은 일산으로 출근합니다."

SK텔레콤의 유통IMC팀 이지현(가명)씨는 주 2회 서울 을지로 본사 대신 도보 20분 거리에 있는 거점 오피스인 ‘스피어 일산’으로 출근한다. 회사 출근 전 당일 근무 시간·장소를 자율적으로 정해 사내 협업 툴에 올리기 때문에 직속 상사에게 전화를 걸 필요도 없다.

걸어서 출퇴근 20분, 새로운 삶

'스피어 일산' 내부. 사진=SK텔레콤 뉴스룸

스피어에 도착한 지현씨는 출입 문에서 마스크를 낀 채 얼굴 인식 ID로 게이트를 통과한다. 개별 PC가 필요 없는 아이데스크 전용 좌석, 1인 집중 좌석, 대학 도서관을 닮은 공용 테이블까지 100여석 좌석 중 취향에 따라 앉으면 된다. 자리 예약은 카메라가 달린 키오스크나 스마트폰으로 한다. 이날은 오전 근무 후 인근 현장관리직 직원과 점심식사 겸 대면 미팅이 예정돼 있다. 오후 2시에는 본사와 ‘스피어 신도림’으로 각각 출근한 같은 팀 팀원들과 화상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스피어로 출근하면서 퇴근 후에는 일산 호수공원에 잠깐 들려 조깅을 하는 게 습관이 됐다. 그는 "재택근무를 할 때는 소음이나 환경 때문에 불편한 게 있었는데 집과 회사 공간이 분리되는 점이 좋다"며 "사무실 건물도 예쁘고 직원들 집도 가까워 벌써 친해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특히 일산점의 경우 과거 교육장으로 쓰였던 주택단지 인근 3층 단독건물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아지트’ 같은 따뜻한 분위기로 조성됐다.

첨단 ICT 기술 곳곳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 곳곳에 최첨단 ICT 기술을 도입했다. 얼굴 인식 ID형 게이트에는 인공지능(AI) 얼굴 인식 솔루션 ‘누구 페이스캔’이 적용돼 68개 얼굴 특징을 판별해 사용자를 인식한다. 아이데스크는 태블릿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하면 개인이 설정한 업무환경으로 자동 셋팅된다. 공용 공간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낮추기 위해 개인 배경화면도 지정할 수 있다. 책상 높낮이 값 등도 자동으로 개인에 맞춤이 되도록 테스트 작업 중이다. 본사와의 회의는 ‘오큘러스 퀘스트’ 등 헤드마운티디스플레이(HMD) 기기를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한다. 바로 옆 대형 미디어월에서는 타 거점 오피스에서 열리는 강연을 함께 청취한다. 사무실은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온도와 습도, 미세먼지 등 업무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해 별도의 관리인이 필요 없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꺼리는 요인 중 하나인 보안 문제도 5G와 양자앙호통신 기술을 결합해 해결하고 나섰다.

지역 거점 오피스로 워케이션도

CJ그룹 거점 오피스 'CJ Work ON 서울역'

집 근처가 아닌 휴양지 근처에 거점 오피스를 두는 워케이션(일+휴가의 합성어) 실험도 본격화되고 있다. CJ ENM이 제주 월정리에 마련해 운영 중인 거점 오피스 ‘CJ ENM 제주점’이 대표적이다. ‘제주 한 달 살기’라는 직장인 로망을 꽃 피울 수 있는 곳이다. SK텔레콤은 7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 워케이션 개념의 거점 오피스도 추가로 열 계획이다.

CJ 그룹은 1월 수도권에 위치한 주요 계열사 사옥을 거점화해 서울 용산구와 중구, 경기 일산에 160석 규모 거점 오피스 ‘CJ 워크온’을 열었다. 향후 지방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쇼핑, 쿠팡, LG유플러스, 11번가 등도 직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분산 오피스, 위성 오피스 설치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피어 일산에 사용한 ICT 기술들을 솔루션화 해 사업화 할 계획"이라며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지역 거점 오피스들이 늘어나면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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