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에 대한 봉쇄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중국 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이 내걸었던 경제성장률 5.5% 달성 가능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그간 고수했던 제로코로나 원칙을 수정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 내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6412명으로 발생 초기인 2020년 2월12일 기록했던 확진자 수 역대 최고치(1만5152명)을 웃돌았다. 특히 상하이시에서만 1만3000명 이상이 한꺼번에 확진된 영향이 컸다. 상하이시는 당초 5일 도시 봉쇄를 해제할 예정이었지만, 시 당국은 확진자 폭증에 봉쇄를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하이는 중국의 금융·무역 중심지로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한다. 특히 인접한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과 함께 창장삼각주 경제권으로 연결돼, 제조업기지의 배후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이들 도시의 중국 GDP 비중은 25%에 달한다.
그러나 당장 강화된 방역 지침으로 이들 지역의 물류 기능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화물 운전자는 48시간 이내에 코로나19 음성을 확인 받아야만 관할 구역에 들어갈 수 있고, 일부는 이 기간이 24시간으로 더 짧다. 윈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중국 전역의 도로차량화물흐름지수는 92.49로 전년 대비 22.4% 하락했다. 상하이(37.33)와 지린(16.12)은 낙폭이 각각 69.7%, 86.7%로 더 크다. 3월 마지막 주 중국 주요 공공물류구역의 화물처리량은 전년 대비 23.4% 급감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린성과 광둥성에서 광범위한 전면·부분 도시 봉쇄가 이뤄진 3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로, 다섯달 만에 경기 위축 국면에 재진입했다. 서비스업 경기를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도 48.4로 7개월 만에 임계점인 50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이 당장 ‘제로 코로나’ 정책을 수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최근 홍콩의 방역상황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적극적인 통제와 책임을 지시하며 본토의 방역 원칙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제기구나 복수의 신용평가사와 투자사들도 기존의 정책을 고수한다는 전제로 최근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세계은행(WB)은 전날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목표치(5.5%)보다 낮은 5%로 전망했고, 코로나19 방역 등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빠지면 4%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봤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를 예상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6%로 낮췄다. 왕타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보고서에서 "현 단계에서 중국 정부가 방역 중요성을 성장보다 앞세울 것으로 본다"며 "올해 내내 이런 통제가 이어지면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