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일부 제품에 부과해온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도록 ‘당근책’을 제시해 달래는 한편,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까지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관세 적용을 받는 중국산 제품 549개 가운데 352개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 예외를 다시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 혜택 대상에는 중국산 수산물을 비롯해 화학 제품, 섬유, 전자 제품 및 부품, 소비재 등이 포함됐다. USTR는 "작년 10월12일 수입분부터 소급돼 올해 말까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2200여개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 관세를 적용, 중국과 무역 갈등을 촉발시켰다. 이후 2020년 말 양국 무역 관계 개선에 나서며 549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 대해 관세 예외를 결정했고, 작년 10월부터는 예외 품목 확대를 검토해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나온 이번 조치는 미·중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할 경우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별다른 확답을 받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로선 노골적 경고에 이은 달래기인 셈이다.
국내적으로는 중국산 품목에 부과되는 관세를 없앰으로써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악화한 공급망 차질까지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로선 인플레이션, 공급망 개선이 시급한 경제 과제로 손꼽힌다. 미 의회와 경제계에서도 그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예외 품목 범위를 확대해 줄 것을 줄곧 요청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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