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리나라의 인공 뇌 연구가 기존 태아 수준에서 신생아 수준의 뇌를 배양할 수준으로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 수상자로 조승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조 교수는 줄기세포와 조직공학을 기반으로 인공 뇌를 구현하고, 뇌를 외부물질로부터 보호하는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모사한 장기칩(organ on a chip)을 개발해 난치성 뇌 질환 연구의 지평을 넓힌 공로다. ‘인공 뇌’는 뇌 연구를 위해서 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구성해 만드는 체외 모델로서, 배양 시스템의 한계로 인하여 기존의 연구는 태아 뇌 수준의 발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 교수는 뇌 조직 환경과 유사한 삼차원 배양 매트릭스와 인공 뇌 중심부까지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핵심 칩을 개발해 기존 방식 보다 구조적으로 성숙하며, 신경 기능이 증진된 신생아 뇌 수준의 실험용 인공 뇌 제작에 성공했다. 외부 물질과 병원균을 선택적으로 투과하여 뇌를 보호하는 혈뇌장벽을 모사한 장기칩 제작에도 성공했다. 장기의 미세환경을 모사한 장기칩은 실제와 유사한 생체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신약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그동안 혈뇌장벽은 구조 및 세포 성분이 복잡하고 투과막의 기능 구현이 어려워 그동안 혈뇌장벽 장기칩 개발에 난항을 겪어 왔다. 조 교수팀은 뇌혈관세포와 신경줄기세포 사이에 혈뇌장벽 장기칩을 구현하고, 뇌 염증을 유발하는 병원성 곰팡이균의 감염 실험을 진행하여 균의 뇌 침투 기전 및 관련한 유전자 규명에 성공했다.
이같은 조 교수의 인공 뇌 개발 성과는 지난해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혈뇌장벽칩 제작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각각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조 교수는 "줄기세포와 조직공학 기술을 융합해 기존 방식보다 신경기능이 증진된 인공 뇌를 제작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치매, 파킨슨병 등 난치성 뇌신경질환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발굴하는 체외 모델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