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치는 잘해' 尹 향해…원희룡 '삼청교육대·학생들 물고문 그게 잘한 건가'

尹 역사의식 강하게 비판
"대통령 되고자 하는 사람의 역사인식이 그 정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경악했다. 또 열받은 날"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역사의식을 비판했다.

앞서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윤 후보는 전문가를 등용해 시스템 정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보았기 때문에 맡긴 거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라며 "당시 3저 현상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거다"라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같은날 원 전 지사는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삼청교육대 보내고, 기업인들 전부 재산 뺏고, 언론 통제법 만들고, 학생들 물고문하고, 그게 잘한 건가"라며 "윤 후보가 후보로 가야 될 지 문제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 정도의 심각성"이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후보 사퇴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원 전 지사는 "내가 그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어 원 전 지사는 "2021년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역사 인식으로는 그 정도의 무게"라며 "5·18 이후 5공화국 때 그 악몽의 기억을 갖고 있는 온 국민들, 그리고 6월항쟁 때 나섰던 그 사람들하고 지금 전부 싸우겠다는 건가. 우리를 지금 교육시키겠다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원 전 지사 자신이 과거 전 전 대통령에게 찾아가 세배했던 사실과 관련해서는 "그때는 내가 김대중, 김영삼, 전두환 전직 대통령들에게 똑같이 황태, 북어를 가지고 가서 똑같이 세배만 하고 차 한 잔 얻어먹고 나온 거에 불과했다"며 "전두환을 찬양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1월2일 당시 대권에 도전했던 원 전 지사는 전 전 대통령을 방문해 세배한 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윤 후보는 재빨리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캠프 경남선대위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윤 후보는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이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 후 대통령들이나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이며 호남분들 중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항변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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