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인력 3300명 전환배치…AI·전장 미래사업 힘실어

생활가전 파트 최다 이동
대규모 이동에도 반발·잡음 거의 없어

LG전자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LG전자가 오는 31일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했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를 철수키로 하면서 3300명에 달하는 해당 사업부 소속 임직원들이 다른 사업본부와 LG그룹 계열사로 모두 전환 배치됐다. 주력인 생활가전 부문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힘을 싣고 있는 인공지능(AI), 전장 등 미래 사업부문으로의 이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기존 MC 사업본부 소속 직원들은 새로운 부서나 계열사로 이동을 마무리하고 신규 업무에 투입됐다. 3300명 가운데 80%가 넘는 2700명이 LG전자 내 다른 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전제 사업본부 중 생활가전(H&A) 파트로 가장 많은 인원이 이동했다"고 전했다. H&A 사업본부는 LG전자의 구심점으로 꼽혀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잠정실적에서도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의 판매 증가에 따른 효과 등으로 LG전자 역대 2분기 최대 수준인 6조원대 중반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의 미래사업을 연구하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 부문에 약 800명이 이동한 점도 눈에 띈다. 이곳은 AI와 로봇, 양자컴퓨팅 등 향후 전망이 밝은 분야를 연구하고 관련 제품을 설계하는 '브레인' 조직이다. 이곳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4년간 지원을 약속한 고객 사후서비스도 담당할 예정이다.

이 밖에 LG전자가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전장(VS) 사업본부에도 다수 인력이 포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1일 출범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서도 MC 사업본부 직원 50명을 새 구성원으로 맞았다. 구광모 회장이 2018년 취임한 뒤 AI와 로봇, 전장을 미래사업으로 점찍은 터라 전환을 앞둔 직원들도 이들 사업부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계열사로는 600명이 배치됐다.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에 이 중 절반인 300명가량이 연구인력 등으로 입사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서 배터리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데 10년간 15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성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머지 300명은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전 실리콘웍스) 등에 배치됐다.

LG전자는 MC 사업본부 인력을 재배치하면서 경력사원 채용 때처럼 공식적인 모집 절차를 거쳤다. 일반 사무직의 경우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개인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희망업무를 6지망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처우는 기존과 동일하다.

재계에서는 300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임직원 반발이나 잡음이 거의 없었던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퇴사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며 "이번 사업재편과 인력 재배치가 핵심 사업과 미래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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