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 포스트코로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기업 넷플릭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유료가입자 수는 2억명을 돌파한 뒤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성장세를 지속하는 아시아 지역에 더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글로벌 신규 유료가입자 수가 총 39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공개한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620만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순증 폭(1580만명)에 비해서는 4분의 1로 급감했다. 누적 기준 유료가입자수는 2억800만명이다.
애플TV플러스, 디스커버리플러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피콕 등 글로벌 OTT 경쟁 심화도 겹쳤다. 넷플릭스의 순차적 가격 인상 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2분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넷플릭스 측은 100만명 내외 순증을 예상했다. 어두운 전망에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11%나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수를 누린 작년 1분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에서도 당황스러운 눈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봉쇄로부터 벗어나고 스트리밍 경쟁이 심화되면서 넷플릭스에 대한 잠재적 경고신호가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규 시장인 아시아 지역에선 고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중동지역,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유럽과 중동 등에서 가장 많은 180만명 이상을 기록했고, 아시아 14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선방했다. 중남미를 비롯해 넷플릭스의 앞마당인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81만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OTT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에서 한류 콘텐츠가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OTT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국내 OTT 시장은 매년 연평균 26.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해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수많은 OTT 기업들로 포화됐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까지 올 하반기 한국 상륙을 예고했다. 국내 OTT 기업들은 수천억원대 콘텐츠 투자를 감행하며 이종업종과 제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티빙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손잡고, 시즌이 KT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묶음 상품을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부정할 수 없는 글로벌 1위이고 한국 기업들은 후발주자로 그 뒤를 열심히 쫓고 있다"며 "한국은 여전히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을 듯하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