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비 무료라더니 청구…에어컨 살 때 주의하세요

최근 3년간 구제신청 954건…설치 관련 피해 39.8% 최다
온라인 구매에선 47.5%…비용 과다 청구 분쟁 많아
소비자원, 계약 내용 확인 당부…설치前 협의충분·後 작동확인
때이른 더위·집꾸미기 열풍…이달 들어 이마트 77%↑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때 이른 초여름 날씨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까지 일상화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소비자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구매할 경우 무료나 적은 비용으로 설치를 약속했다가 다양한 이유를 붙여 추가금을 받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 설치 무료라더니 16만원 청구 = 13일 한국소비자원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에어컨 관련 피해 구제 신청 954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자의 설치 미흡에 따른 누수나 설치비 과다 청구 등 설치 관련 구제 신청이 3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냉방 불량이나 소음, 악취 등 품질 관련이 29.9%, 수리 불만족, 수리 비용 과다 청구 등 사후서비스(AS) 불만 관련이 13.3%를 차지했다.

특히 전자상거래로 구매한 에어컨의 경우 전체 피해 구제 신청 중 설치 관련 비율이 47.5%를 차지했다. 백화점 등을 통한 일반 판매의 경우 피해구제 신청 중 33.9%가 설치 관련 내용이었다. 시기별로는 여름에 주로 사용되는 에어컨 특성상 6∼8월에 피해구제 신청의 50.8%가 집중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온라인몰에서 에어컨을 129만원에 구매했다. 그는 구매 당시 기본 배관과 타공 2회 등을 포함한 기본 설치비가 무료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설치를 하러 온 기사는 특수 배관으로 교체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설치비 16만원을 요구했다.

소비자원은 "전자상거래로 에어컨을 사는 경우 제조사가 직접 설치하는 게 아니라 판매자가 별도의 용역 계약을 맺은 업체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설치비 과다 청구 분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피해 예방을 위해 구입 때 제품 구성, 기본 설치비와 추가 설치비 여부, 설치 하자 발생 시 보상 여부 등 계약 내용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에어컨을 설치할 때는 사전에 설치 장소와 방법, 비용을 설치 기사와 충분히 협의하고 설치 후에는 즉시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이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에어컨을 고르고 있다.

◆집=사무실, 에어컨 판매 급증 =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자랜드에서는 에어컨 판매가 28%, 이마트에서는 77.1% 늘어났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량이 상승했다. G마켓에서는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보다 42%, 11번가에서는 11% 늘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에어컨을 사려다 미룬 고객들이 올해 여름 에어컨 수요가 몰리기 전에 일찌감치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홈인테리어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도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한 배경중 하나다. 디자인을 강조한 에어컨 신상품 출시도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극성수기를 피해 원하는 상품을 받아보기 위해 에어컨을 미리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올해는 성능과 디자인이 모두 우수한 제품이 많이 출시되어 제품 선택 폭도 더욱 넓어졌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소비자경제부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