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건물(사진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씨의 입학 비리 의혹을 두고 부산대 학칙상으로도 조치 가능하다는 교육부의 해석에 따라 부산대가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다.
부산대는 "교육부 요구에 따라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생 조민 씨의 입학 의혹에 관한 자체 조사를 '공정관리위원회'가 실시하기로 했다"고 입장문을 통해 설명했다.
부산대는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수립해 대학 본부에 제출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며 조사 방식이나 대상 등 세부적인 향후 활동 계획은 공정관리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관리위원회는 대학이 취해야 할 조치가 무엇인지 검토하고 본부에 그 결과를 보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부산대는 "위원회의 자율성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며, 공정관리위 논의 결과가 나오면 법리 검토를 거쳐 대학의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공정관리위원회는 위원장, 부위원장, 내부 위원과 1명 이상의 외부위원 등 25명 이내 위원으로 꾸려진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전임 교원 중에서 임명된다.
부산대는 입장문에서 "2019년 조 씨의 의전원 입시 의혹이 제기된 후 부산대나 교육부가 조사에 나서기 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진행됐지만 부산대 교직원의 입시 관련 불공정행위나 비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는 그동안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법령과 학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던 중 교육부가 부산대의 자체 조사·조치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법률 해석을 내놓은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 8일 교육부는 부산대에 조씨 관련 입시비리 의혹 해소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부산대는 공문 제출 기한인 22일 밤에야 공정관리위 등 전담팀을 구성하겠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입학취소권한을 가진 대학이 학내 입시부정 의혹 관련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며 "학내 입시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일련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8월 부산대 재학생들이 학교 정문에 조민 입시 비리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사진출처=연합뉴스)
교육부의 방침이 부산대의 자체 조사를 이끌어냈지만 부산대 조사를 지도·감독하는 역할로만 선을 그었다. 유은혜 부총리는 "법원 판결과 대학의 행정처분은 별개이며 부산대 조치를 지도·감독하겠다"며 "부산대에서도 사안의 엄중성을 잘 알고 있기에 공정하고 신속하게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말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 교수 1심 재판에서 의전원 합격을 위해 동양대 표창장 등 위조서류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했다. 인턴 활동 확인서 등 입시 관련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고등교육법 제34조의6에 따르면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경우 대학은 입학허가를 취소해야한다. 다만 교육부는 이 법이 작년 6월부터 시행됐고 2015년에 입학한 조 씨에게 소급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 씨에 대한 교육부의 조치는 정유라 씨 때와 비교하면 온도차가 있다. 교육부가 정유라 씨의 부정 입학과 관련해 교육부가 직접 감사를 진행하고 이화여대에 입학취소를 이행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부산대 내부에서도 입학 취소 처분에 미온적인 태도를 놓고 항의하는 여론이 거세다. 부산대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은 "학교는 왜 조씨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또 다른 재학생은 "학교 측이 책임을 회피하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이고 부정이 드러난다면 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처분을 내려야한다"고 지적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