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용진 부회장, 코로나 시대 첫 美 출장… '시장공략 가속페달'

이달 초 LA로 출국, 2주째 현지사업 점검
미국법인 신임 CEO와 '언택트' 비즈니스 논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 구상 … 쿠팡 증시상장 위협 대비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년간 미루던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쿠팡이 유통업계 최대의 위협으로 다가왔고 이마트 미국 법인의 현지 유통매장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美 현지 사업 현황 점검

15일 신세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해 2주 가까이 머물며 현지 사업을 둘러보고 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마트가 미국 현지에서 여러 사업을 운영 중인 만큼 정 부회장이 직접 전반적인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두루 살펴보기 위해 나간 것으로 안다"며 "아직 귀국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정 부회장이 출장길에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유통전시회 ‘NRF 2020’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이후 1년 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출국이 자유롭지 않던 탓이 컸지만 내수 부진과 온오프라인 경쟁 심화로 실적이 급감한 국내 사업 챙기기도 시급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 기간 중 현지 법인 굿푸드홀딩스의 닐 스턴 최고경영자(CEO)와 ‘언택트 비즈니스’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식료품 판매와 레스토랑 운영 등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선식품 및 온라인 판매 강화, 가정 배송 시스템 구축 등 이미 국내에서 경험한 한국식 유통 서비스를 미국시장에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이 예정된 쿠팡의 행보도 정 부회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통에서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쿠팡에 맞서기 위한 대응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 본격화

이마트는 2018년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현지 유통기업 굿푸드홀딩스를 3075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엔 현지 식품 소매점 뉴시즌스마켓을 3236억원에 사들였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 속에서도 이들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51개 매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식당 영업이 중단되고 자택대피령 등이 이어지면서 집에서 직접 조리할 수 있는, 고급 식재료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굿푸드홀딩스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1조19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5.7% 증가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사업을 총괄할 새 CEO로 닐 스턴을 선임했다. 미국 유통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 리테일 컨설팅기업 출신인 그는 과거 월마트인터내셔널의 대형 인수합병(M&A)에도 참여하는 등 미국 리테일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미국 사업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사업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재편될 미국 유통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중심에 있는 복합상업시설 1~3층을 임차해 들어설 프리미엄 그로서란트(식료품+레스토랑) ‘PK마켓’ 1호점 출점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당초 2019년 하반기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등 외부 변수로 일정이 지연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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