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빚투 단속'에 은행권, '마통' 한도 줄이고, 금리 높이고…

마이너스 통장 수요는 지속 증가중
금감원 "대출 목표치 높은 은행과 조만간 협의할것"... 한도 축소·금리인상 계속될듯

▲우리은행 대출상품 변경공시 캡쳐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빚투 제동'에 잇따라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낮추고, 금리를 높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9일 10개 마이너스 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8000만원∼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수협은행은 22일 직장인 대상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 중 마통 신규 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같은날 카카오뱅크는 마통 대출을 비롯해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같은 날 신한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 4개의 최고 한도를 5000만원씩 줄였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낮추지 않거나 신규가입을 중단하지 않은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높이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28일부터 고소득,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해당하는 하나원큐신용대출(우량) 상품에 적용 중인 상품별 감면 금리를 조정, 실질적으로 대출금리를 0.1%p 인상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8일 직장인 대상 마통 대출 금리를 0.1%p 높여 최저 금리를 연 3.0%로 높였다. 외국계은행도 대출금리 운용 계획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주요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01~0.06%p 올렸다.

반면 마이너스 통장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집계한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현재 135조409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7617억원 늘었다.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19영업일 동안 5대 은행에서 마통이 총 4만3143개가 새로 개설된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연말에는 하루 1000건 수준이었지만 이달에는 하루 2000여건씩 개설된 셈이다.

금융권의 마이너스 통장 축소, 금리 높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6일 17개 시중은행 가계 대출 담당 부행장을 불러 '대출 목표치를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11일에 이어 두 번째 소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에는 대출 목표치를 제출받았고, 이번 회의는 대출 목표치를 분석한 결과 대출 증가 목표치를 높게 세운 은행에게 줄여줄 것을 권고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목표치가 높은 은행과는 조만간 따로 협의를 진행할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79%로 전달보다 0.0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저치였던 지난해 8월(연 2.55%)에서 넉달 연속 오름세를 보인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신용등급 1~2등급 소비자에게 빌려준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는 연 2.60%였다. 지난해 8월 연 2.27%에서 4개월여 만에 0.33%p 올랐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