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심' 옛말 2년연속 年 쌀소비 50kg대…정부 '속수무책'

하루에 밥 '한공기 반' 정도 먹어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에 쌀밥을 한 공기 반만 먹으면서 지난해 쌀 소비량이 통계 작성 후 최소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연간 소비량이 50kg대에 머물렀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0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양곡 연도(2019년 11월1일~2020년 10월31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7.7kg으로 2019년보다 1.5% 줄었다.

30년 전인 1990년 소비량 130.5kg의 절반 수준이다. 정점이었던 1970년 136.4kg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국민 1인당 연 쌀 소비량이 60kg대 밑으로 떨어진 가운데 2년 연속 50kg대에 머물렀다.

2020 양곡 연도의 가구 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8g으로 전년보다 2.5% 줄었다. 밥 한 공기가 약 100g니 하루에 한 공기 반 정도를 먹는 셈이다.

작년 제조업에서 제품 원료로 쌀을 사용한 양(사업체 쌀 소비량)은 65만130t으로 전년보다 12.6%(9만3925t)나 줄었다. 2019년 -1.5%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쌀 소비량이 많은 업종인 떡류 제조업(전체의 24.5%), 주정 제조업(24.2%),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15.8%),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8.4%) 등은 대부분 소비량이 줄었다.

떡류(-9.8%), 주정(-17.6%), 기타 곡물가공품(-2%) 등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었다. 전분제품 및 당류(-14.9%), 장류(-14.9%), 도시락류(-14%), 탁주 및 약주(-12.4%) 등도 감소했다.

즉석 카레 등 레토르트식품, 냉동조리식품 같은 '기타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 제조업'은 1년 전보다 4.6% 증가했다. 과자류 및 코코아 제품 제조업도 4.6% 늘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해 적정 수준으로 벼 재배를 유도하는 한편 식습관 개선, 가공산업 육성 등 쌀 소비기반 확충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쌀 소비량과 공공비축미 매입량이 감소(계획=35만t, 실적=33만t)한 만큼 신곡 수급은 당초 전망대로 16만t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점을 감안해 37만t 범위 안에서 정부양곡을 순서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공익직불제 개편 등을 통한 쌀 적정 생산, 쌀 소비 촉진 유도 등의 정부 방침으로는 줄어드는 쌀 소비를 다시 늘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데이터엔 외식, 급식 등이 빠져 있고 집에서 생쌀을 사와서 밥을 해먹는 케이스만 포함돼 있다"면서도 "정부는 국민의 소비 트렌드가 간편식 위주로 넘어간 상황에 맞게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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