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韓 독자기술로 그래핀 코팅…‘꿈의 제품’ 탄생 가능” 협력사 찾기

수용액 기반 그래핀 코팅 기술 개발, 충북 증평 한국알미늄 공장 현장 취재
섬유·필름·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분야 적용 가능
“그래핀 입힌 마스크·옷…꿈의 소재 상용화 앞장”

김창호 한국알미늄 대표가 충북 증평 공장에서 알루미늄 포장재 필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충북 증평=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국내 유일의 그래핀 코팅 기술을 개발한 만큼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충북 증평의 한국알미늄 공장, 이 회사는 알루미늄 소재 및 포장재 기업이지만 특이하게 마스크 기계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꿈의 소재로 알려진 그래핀 수용액을 개발한 한국알미늄은 이를 통한 그래핀 코팅기술의 적용제품을 연구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폭증한 마스크에 주목했다. 김창호 대표는 “수용액 개발을 통해 그래핀 코팅기술을 보유하게 됐는데, 이를 입증할 제품이 필요했다”며 “먼저 마스크 원단에 그래핀을 코팅했더니 항균, 통기성 등 기능이 향상돼 마스크가 기술 증명을 위한 포트폴리오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탄소 동소체 중 하나로 벌집모양의 평면구조로 결합된 탄소 나노물질이다. 금속에 비해 200배 단단하고 1000배 이상 가벼우며 전기전도성은 구리보다 약 100배 뛰어나 꿈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 전기가 안 통하는 플라스틱에 단 1%의 그래핀만 섞어도 전기가 바로 통할 정도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그래핀은 구리, 실리콘 등을 대체해 배터리 전극 코팅, 방열재, 초경량 복합소재, 수처리 필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알미늄 소재 생산 공정의 모습. 사진 = 김희윤 기자

당초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파우치셀 개발에 나선 한국알미늄은 그래핀을 이용한 코팅 테스트 중 수용액을 발견, 그래핀 코팅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허정현 기술연구소장은 “수용액을 통한 그래핀 코팅기술은 섬유부터 필름, 디스플레이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소량의 그래핀 파우더를 수용액을 통해 고르게 분산하는 것이 우리 기술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그래핀 코팅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러브콜보단 난관이 더 많았다. 김 대표는 “신기술을 적용하려면 그 대상을 찾아야 하는데, 일일이 직접 적용을 해보고 찾는 일이 쉽진 않았다”며 “또 그래핀이 모든 물질에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을 찾고 적정 함량을 조절하는 연구개발(R&D)의 연속”이라고 했다. 허 소장은 “그래핀 코팅에 대한 인증은 물론이고 기준이 없어 오히려 타사에서 우리 연구 결과를 보고 기준치를 잡아 반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공장 한 동에서는 그래핀 코팅기술 개발의 단초가 된 리튬 이차전지 파우치셀 양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파우치셀이 수출규제 품목이 되면서 국내 이차전지 제조기업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일본 기업 디엔피(DNP)와 쇼와덴코(Showa Denko)가 전 세계 파우치 시장의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일본 의존도가 높던 상황이었다. 한국알미늄은 파우치셀의 주요 소재인 알미늄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접착제와 필름 등의 원자재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이차전지 기업과 시제품 테스트를 거쳐 샘픔 납품을 마친 상태다.

필름 생산 공정에서 소량의 그래핀 가루를 수용액과 혼합해 고르게 분사하는 기술을 개발한 한국알미늄은 이 코팅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모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그래핀 시장은 지난해 2억2510만 달러 규모에서 2027년 2조8억6410만 달러 규모로 8년 동안 1만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발견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본격적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지 못해 종주국인 영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어 폭발적 잠재력을 산업 영역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한국알미늄은 최근 한 정수기 기업과 필터에 그래핀 코팅기술을 적용하는 공동개발에 들어갔다. 방한 기능 향상을 위한 신발 브랜드와 섬유회사와의 제품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자사의 강점인 알미늄 소재에 그래핀 코팅을 적용해 이를 이차전지 양극 소재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래핀의 무한한 가능성을 수용액을 통해 확장성으로 전환한 만큼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활용 범위를 넓혀 다양한 신소재 개발에 일익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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