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터키 기묘한 우호 깨지나…'러, 터키지원 시리아 반군 폭격'

러시아 공군, 샴 리전 훈련소 공격
러시아-터키, 리비아·시리아·남캅카스 등에서 상대편 지원
시리아 내전 상황도 악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러시아 공군이 터키가 후원하는 시리아 반군을 공격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터키 사이의 아슬아슬한 관계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26일(현지시간) 시리아인들이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 반군 국민해방전선 소속의 샴 리전의 훈련소를 공격했다 샴 리전은 터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이다. 이번 공격으로 35명이 목숨을 잃고, 77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이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와 터키 사이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다. 러시아와 터키는 현재 리비아와 시리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 등에서 각각 서로 다른 편을 지원하고 있다. 리비아 내전에서 터키는 통합정부를 지원하는 반면, 러시아는 국민군을 지원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내전에서는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의 맹방을 자처하는 데 반해,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군사동맹을 맺고 있다. 특히 터키는 자신들이 지원하는 시리아 난민을 리비아와 아제르바이잔 등에 용병으로 파병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해 샴 리전이 리비아와 아제르바이잔 등에 파견된 병력을 제공했다고 주장해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그동안 러시아와 터키는 지정학적으로 여러 곳에서 충돌하고 있지만, 협의 채널을 열어두는 등 기묘한 대화 채널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정학적인 이해충돌이 계속 반복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이의 우호적 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양국은 그동안 터키군의 러시아 군용기 격추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화 채널을 유지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16년 터키 군부 쿠데타 당시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과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인 이에 화답하듯 쿠데타 직후 러시아를 방문해 우의를 다졌다.

이번에 폭격한 공군기 소속을 두고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언론 등은 이번 공격에 나선 항공기는 러시아가 아닌 시리아공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샴 리전은 이번에 공격한 항공기가 시리아 흐메이밈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지는 현재 러시아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공군기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시리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올해 3월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에서 휴전에 들어가기로 한 이래로 이번 폭격이 최대 규모의 군사 공격이기 때문이다. 시리아 반군들은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보복을 다짐하는 상황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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