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호기자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한 번 충전하면 10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전지 기술이 개발됐다. 공기 중의 산소를 전극재로 사용한 기술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10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전기차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전지의 수명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된 전지의 구조와 성능.
울산과학기술연구원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전지 내부의 유기물질을 세라믹 소재로 바꾼 리튬공기전지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공동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전지 내부의 유기물질을 고성능 세라믹 소재로 대체해 전지 수명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기존 10회 미만이었던 충·방전 수명을 100회 이상으로 크게 개선했다.
제1저자인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마상복 전문연구원은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리튬공기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원천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양자역학 모델링을 통해 최적화된 조성을 갖는 물질을 찾았다.
특히 연구팀이 새롭게 적용한 세라믹 소재는 망간 또는 코발트를 품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세라믹 소재다. 고체 형태로 우수한 이온 전도성과 전자 전도성을 동시에 갖췄다. 이로 인해 전지의 다양한 구성 부품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세라믹 물질은 이온전도성만 높다.
교신저자인 UNIST 서동화 교수는 "신규 세라믹 소재는 전자와 리튬이온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리튬공기전지 뿐만 아니라 전지 분야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리튬공기전지는 현재 각종 전자 기기와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보다 10배 이상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 할 수 있다. 또 공기 중 산소를 전극재로 쓰기 때문에 금속 소재를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보다 경량화도 훨씬 유리하다. 가볍고 오래 달리는 차세대 경량 전기차 전지로 각광받는 이유다. 하지만 전지 작동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 때문에 전지 수명이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