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결단…롯데 지주 A~Z까지 바꿨다

신동빈 회장 오른팔 황각규 부회장 퇴진…롯데, 왜?
후임엔 이동우 하이마트 대표
지주 조직도 절반으로 축소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13일 발표한 롯데그룹의 첫 '여름 인사'는 매서웠다. '40년 롯데맨'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66)은 계열사 실적악화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용퇴했다. 그룹의 브레인 조직인 롯데 지주는 절반으로 축소됐다. 지주 수뇌부도 교체됐다. 바꾸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란 위기 의식을 그룹 전반에 심어주기 위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6)의 결단이다.

14일 롯데그룹 내부의 고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의 DNA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 이번 인사"라며 "조직 수뇌부를 전면 교체하고 신진들을 전면에 내세워,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지주 역할에 더 힘을 싣고 신 회장의 경영 구상을 신속하게 실행하겠다는 것이 이번 인사의 의미"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한 이후 계열사 대표 22명을 교체했다. 신 회장은 생존하기 위해선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초 첫 사장단회의(VCM)에서는 작심한 듯 엄중한 목소리로 사장단에게 "적당히 문화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한 '경고'를 보냈다.

3월 롯데지주 임원 및 그룹 BU장이 참석한 비상경영회의에서는 "사업 전략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5월에는 "코로나19로 역사적 전환점에 와 있다"면서 "이번 위기만 잘 넘가지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주문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냈다.

지주 경영진들에게는 '그룹 개선안'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기대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 회장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경영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젊고 새로운 리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황 부회장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60)를 선임했다. 이 대표는 그룹 내에서 업무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 그리고 롯데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인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중 유일하게 롯데하이마트의 수익성을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는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하고 규모를 축소했다. 경영혁신실장에 롯데렌탈 대표이사인 이훈기 전무를 임명했다. 현 경영전략실장인 윤종민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한다.

일부 계열사 대표도 바뀌었다. 롯데물산 대표 김현수(64)사장은 롯데렌탈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롯데물산 대표로는 롯데지주 류제돈(60) 비서팀장이 내정됐다. 롯데인재개발원 전영민(53) 원장은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를 맡는다.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로는 황영근(53)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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