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블록체인, M&A 도중 케어랩스 주담대 차환… 협상은 결렬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데일리블록체인이 케어랩스 지분 매각 협상을 하는 도중 케어랩스 주식에 걸려있는 담보 대출을 차환했다. 이후 협상이 결렬되면서 매각 이슈를 이용해 차환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데일리블록체인은 지난달 25, 29일 임 모씨 외 3인 등과 케어랩스 주식 44만6523주에 대한 대차 계약을 연장했다. 케어랩스 주식을 빌려주고 현금을 받은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중순 데일리블록체인은 이들과 50억원 규모의 주식 대차계약을 맺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실상 주식담보대출이다. 거래 상대방은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의 지인들로 알려졌다. 데일리블록체인의 최대주주는 옐로모바일이다.

이 대차 계약으로 데일리블록체인은 기존에 케어랩스 주식을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대출을 차환했다. 데일리블록체인은 한국투자증권에게 케어랩스 주식 42만2118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40억원을 빌렸었다. 만기는 지난 5월29일까지였다.

데일리블록체인은 케어랩스 주식 189만4839주(22.5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차 물량 외에 임직원 차입금에 대해 48만3339주를, 제 6회 전환사채(CB)에 대해 9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주식이 담보로 잡혀있는 것이다.

데일리블록체인이 한투에 대한 대출을 차환한 시기는 케어랩스의 매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때와 맞물린다. 지난 3월 데일리블록체인은 메이플투자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계열사 지분과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각을 논의했다.

인수합병(M&A)이 진행된다는 소식에 케어랩스의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3월17일 1만원대 수준이던 주가는 지난달 25일 장중 2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진료가 이슈화된 덕도 봤다.

그러자 데일리블록체인 측은 공감대를 형성했던 주당 1만8000원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는 TS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고 자금을 확보한 상태라 주당 2만6000원대를 제시했지만 결국 지난달 30일 무산됐다. 케어랩스의 주가는 이달 들어 거품이 빠지며 2만원 초반대로 다시 내려온 상태다.

데일리블록체인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메이플투자파트너스에서 우선협상 종료일까지 거래를 위한 최종 계약의 체결 및 계약금 30억원을 지정된 예금 계좌로 예치하지 않음에 따라 케어랩스 매각이 무산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M&A 이슈를 주식담보대출 차환에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상혁 대표의 케어랩스 매각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옐로모바일 계열 상장사는 케어랩스, 데일리블록체인, 퓨쳐스트림네트웍스 등이다.

데일리블록체인은 올 1분기 말 기준 연결 매출 241억원에서 케어랩스 부분을 빼면 3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퓨쳐스트림네트웍스도 올 1분기 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케어랩스가 옐로모바일의 핵심 계열사인 셈이다. 케어랩스는 올 1분기 별도 기준 149억원의 매출액과 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데일리블록체인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철회된 후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이상혁 대표가 몇몇 인수자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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