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주인턴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주 인턴기자] 일본군 피해자를 성매매 여성에 비유하고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 말해 논란을 빚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유튜브 방송을 개설했다. 학생들은 류 교수가 징계 원인이 된 발언을 유튜브 홍보문구로 사용하며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류 교수는 지난 1일부터 유튜브에 우리나라 현대사를 소개하는 '류석춘의 틀딱TV'라는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채널에는 15일 기준 11개의 영상이 있으며, 구독자 수는 2,470명에 이른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서 "(위안부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수업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갔다는 것이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을 하게 되는 과정이 자의 반, 타의 반"이라며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물어 논란이 됐다. 문제가 된 이 말은 류 교수의 채널 배너에 '궁금하면 (구독, 좋아요) 한 번 해볼래요?'로 인용돼 있다.
류 교수는 지난 5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당시 논란을 언급하며 "강의 과정에서 오간 질의·응답 대신 성희롱으로 몰고 가면 징계가 편하니 본질적인 방법이 아닌 우회하는 방법으로 징계하기 위해 자꾸 시비를 거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해온 일부 학생들은 즉각 반발하며 류 교수가 명백한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류 교수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본인의 성폭력 발언을 전면 부정, 오히려 2차 가해를 일삼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유튜브 동영상 신고 '총공'을 진행하고자 한다. 류 교수의 영상을 증오 또는 악의적인 콘텐츠로 신고하자"고 촉구했다.
총공이란 '총 공격'의 줄임말로, 아이돌 그룹 팬들이 특정 곡이나 가수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동시에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등을 하는 것을 말하는 인터넷 용어다.
하지만 다음날 소식을 접한 류 교수는 "(학생들이) 진실을 찾는 노력도 하지 못하게 하는 인권 유린을 저지르고 있다. 무조건 저를 끌어내리고 싶은 모양"이라며 "계속 당당하게 유튜브 방송하며 진실 앞에서 굴하지 않겠다"고 반응했다.
한편,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도 받는 중이다.
지난해 정의연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은 류 교수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을 했다며 그를 고소·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4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류 교수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연세대는 류 교수가 지난해 수업 도중 한 논란이 된 발언을 문제 삼아 지난달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류 교수는 징계위원회의 판단에 불복 입장을 내고, 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법에 연세대를 상대로 정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비롯해 징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세대에 따르면 류 교수는 이번 해 1학기를 마치고 8월 정년퇴임을 할 예정이다.
김봉주 인턴기자 patriotb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