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영기자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카드사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온라인 신청화면 개선에 나섰다. '실수 기부'를 유도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바꾸면서다. 팝업창으로 기부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거나 '기부 없이 신청' 메뉴를 신설하는 식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실수 기부 논란이 확산되며 신청자들의 취소 신청이 빗발치자 카드사들이 온라인 신청화면을 일제히 개선했다. KB국민카드는 재난지원금 신청 첫 화면에 '기부 포함 신청', '기부 없이 신청' 배너를 만들어 고객들의 혼란을 줄였다. 현대카드는 팝업창을 통해 "미신청 시 지원금 전액이 자동 기부되므로 전액 기부를 하시려면 별도 신청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화면을 바꿨다. 신한카드는 재난지원금 신청 마지막에 '기부금없이 신청', '기부신청'으로 나눠서 표시했고, 하나카드는 첫 화면에 기부금 변경 배너를 신설해 기부금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지난 11일 이후 카드사 콜센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실수로 기부한 재난지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냐는 문의가 쏟아졌다. 지원금을 신청할 때 본인인증을 비롯해 약관 등에 동의하다 무심결에 기부하기 항목까지 동의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특히 신청 절차 마지막에 '전액기부' 또는 '(기부 액수) 직접 입력' 등 두 가지 항목만 나와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자체가 없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실수로 기부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당초 카드업계는 지원금 신청 화면과 기부 후 신청 화면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원금 신청과 기부 신청을 한 화면에서 하라는 취지의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냈다. 행정안전부는 관련 논란이 이어지자 13일부터 전액 기부를 선택할 경우 팝업창으로 재차 확인할 수 있게 모든 카드사에 개선을 요청했다. 기부 취소 역시 원칙적으로 안된다는 입장에서 당일취소로 바뀌었다. 온라인 신청으로 한 기부는 카드사 콜센터와 홈페이지에서 당일에만 취소할 수 있다. 행안부는 당일 수정하지 못해도 추후 주민센터 등에서 수정할 수 있게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부터 실제 재난지원금 카드 포인트 입금이 시작된다. 신청 후 48시간 내 지급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11일 신청한 세대주부터 순차적으로 재난지원금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재난지원금이 들어오면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재난지원금 포인트는 기본 카드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하면 된다. 카드사들은 재난지원금 사용시 문자로 사용내역을 보내준다. 예컨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이용액 1만원, 잔액 39만원' 식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안내 서비스도 선보인다. KB국민카드는 고객 위치를 기반으로 한 '재난지원금 사용 가맹점 지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 역시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사용가능 가맹점 검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