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변혁]얼어붙은 창업 '기회는 있다'…맞춤 교육·지원 옥석 가려야

치열한 창업 시장…유사업체 과열에 폐업률 높아
언택트 라이프 집중…4차산업·배달 외식업 유망

한국창업전략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창업 환경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한계를 드러낸 창업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될 우려를 보이지만 얼어붙은 시장에도 기회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창업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지원 대상의 옥석은 가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치열한 경쟁…개인적 역량 강화 필요= 국내 창업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해외는 규제가 강해 창업하는 것이 까다롭지만 우리나라는 창업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치열한 환경을 구축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부자비즈 대표)은 "우리나라는 누군가 옆에서 가게를 하나 내면 미투(me too), 카피캣(copycat)이 횡행하며 유사한 가게들이 줄지어 생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유독 자영업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를 통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면서 창업 시장은 급격히 냉각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오히려 이전보다 무분별한 진입은 독이 될 것이란 경고음이 켜졌다. 이에 따른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소장은 "본래 소규모 사업의 경우 국내외 상관없이 폐업률이 높은데 우리나라는 아이디어 비즈니스가 아닌 유사업체가 과열되게 생기는 것이 문제"라면서 "인수합병을 노리고 저가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경우도 문제로 꼽을 수 있는데, 창업할 자유를 규제해서는 안되지만 과열을 막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에 뛰어드는 개인 사업자는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는 창업을 하기 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고 또 돈을 주고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드물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업종 선정과정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창업에 뛰어 뜨는 개인 사업자들은 개인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된 창업 교육 역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래사회가 다가오면서 정보통신(IT)기술 교육은 늘었지만, 수요자에게 맞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 등 60대 이상 고령의 창업 희망자들에게 눈높이식 교육이 필요하다.

이윤재 중소상공인희망재단 이사장(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은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비대면(언택트) 사회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창업의 기회가 있을 것을 보인다"면서 "재단에서 시행하는 모바일 실무교육 참석률이 매회차 90% 이상에 달할 정도로 열성적인 상황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의 교육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 지원 대상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중으로 자금을 책정해 경쟁하듯 창업공간 확충과 재정적 지원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창업 지원을 위한 사회적 지원 제도가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기준이 낮아 오히려 잘못된 창업을 인도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며 "창업의 성공 사례를 늘릴 수 있도록 기준을 더 염격히 해 지원 대상을 선별함으로써 정부 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기회…4차산업 주목=유망한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서는 4차 산업 혁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기존에도 이야기가 나왔던 VR 공연사업, 모바일과 언택트 서비스 강화 등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신규 사업자들은 이런 점들을 기반해 새로운 직종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이 소장은 "코로나19가 4차산업 혁명의 촉매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분야에 집중해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며 "기존 사업자들은 언택트 라이프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 마케팅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이고, 고객 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비인간성을 어떻게 대면 서비스 만큼의 인간성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 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불어 그는 "아직까지 창업이라고 하면 치킨가게를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 창업에 대한 수요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식 시장의 경우 경쟁력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옥 bhc 대표는 "배달음식 중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치킨인데, 현재 레드오션임에도 불구하고 치킨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업체별 다양한 메뉴 개발로 외식업분야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예비창업자 본인이 경쟁력 있는 맛과 메뉴를 개발하는데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프랜차이즈가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메뉴 개발, 재료 구매, 홍보, 마케팅, 매장 운영 등 창업에 따른 일련의 과정을 컨설팅 등을 통해 쉽고 안전하게 창업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 따른 혜택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산업 전 분야에 언택트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후 비대면 소비문화는 뉴노멀(새로운 표준)로서 우리 사회 전반에 투영될 것"이라며 "외식업계 또한 방향성에 있어서 궤도를 같이해 배달 주문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더욱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여 관련 업종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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