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종료 6시간 남기고 전격 발표(종합2보)

일본 수출 규제 관련 WTO 제소 절차도 중지키로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조건부 연장을 발표하고 있다. <br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손선희 기자] 청와대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종료하지 않고 조건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협정 종료 시점인 23일 0시를 불과 6시간 남기고 연장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 정부는 최근 양국 간의 현안 해결을 위해 각각 자국이 취할 조치를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8월 1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우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GSOMIA 종료를 정지한다는 의미"라며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23일 GSOMIA 종료 결정을 외교 문서로 일본 측에 통보했는데 종료를 통보하는 그 외교 문서의 효력을 오늘 부로 일시 중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언제라도 이 문서의 효력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GSOMIA는 그 날짜로 다시 종료된다. 이것이 한일 양국 간 양해한 내용"이라고 했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해제되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현 단계에서 시한을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최종 해결은 앞으로 일본 측 태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현재 우리 합의된 내용이 상당 기간 계속되는 것을 우리 정부로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수출 규제 철회 조치 없이 GSOMIA가 조건부로 장시간 연장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GSOMIA가 연장되기 위해서는 양국 관계를 7월 1일 이전 상황, 즉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우대국)'에서 배제한 조치를 철회하고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도 해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간단히 생각해보면 7월 1일 이전 상황으로 복귀해야 한다"며 "화이트리스트에 한국을 다시 포함시켜야 하고 3개 품목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돼야만 GSOMIA 연장 또는 WTO 제소를 철회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GSOMIA 종료가 유력했지만 오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조건부 종료로 급선해했다.

이날 오후 1시간 이상 진행된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NSC 상임위에 임석한 것은 한일 간 최근 현안과 관련해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대통령의 뜻과 우리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취할 조치에는 '현안 해결에 기여하도록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국장급 대화를 해 양국의 수출관리를 상호 확인한다', '한일 간 건전한 수출 실적의 축적 및 한국 측의 적정한 수출관리 운용을 위해 (규제대상 품목과 관련한) 재검토가 가능해진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에 당장 변화는 없지만 수출 관리와 관련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원료 등 3개 품목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수출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을 그룹 A에서 B그룹으로 이동한 조치, 즉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수출 관리와 관련한 문제를 다루는 한일 과장급 협의 및 국장급 정책 대화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경제산업성은 이번 결정이 GSOMIA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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