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주춤'…공매도 수익률만 쑥

외국인 11거래일 연속 순매도…코스피 반등 탄력 주춤
삼성중공업·삼성전자 등 공매도 집중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외국인이 11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 반등 추세가 주춤하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공매도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나흘 동안 유가증권 시장에서 공매도가 가장 활발했던 종목은 삼성중공업으로 234만주에 달하는 공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 기간 전체 거래량 1228만주 대비 공매도 비중이 19%에 달했다. 삼성중공업 평균 공매도 가격은 6807원으로 전날 종가 6670원 대비 2%가량 높다.

삼성중공업이 공매도 투자자의 표적이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부진한 실적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 3분기에 매출액 1조9646억원, 영업손실 31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5% 늘었지만 일회성 비용을 인식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 9월에 트랜스오션사가 시추선 2척에 대한 계약 이행 포기를 요청했다"며 "시추선과 관련해 총 26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지난 18일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로도 공매도가 이어졌다. 최근 나흘 동안 공매도 수량은 188만주로 전체 거래량 가운데 4.3%를 차지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수량 기준 공매 상위 종목으로 흥아해운, 에이프로젠제약, 큐로,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이름을 올렸다. 흥아해운 공매도 평균 가격은 827원으로 전날 종가 743원 대비 10%가량 높다. 비싼 가격에 팔고 싼 가격에 사서 갚았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공매도 특성상 흥아해운 공매도 투자자는 단기간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공매도 투자자 수익률이 높다. 코스닥 지수는 최근 나흘 동안 4.86% 내렸다. 660선까지 회복했던 지수는 630선까지 추락했다. 공매도 상위 종목 가운데 에스모와 CMG제약, 지엔코, 에스맥 등으로 공매도가 이어졌다. 에스모 공매도 투자자는 10% 안팎의 평가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비관론에 다시 힘이 실리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 매력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공매도를 통해 수익 극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를 앞세워 반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도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제 1국면합의' 완료가 내년으로 연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재조정도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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