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한일 갈등에 '국가가 사람 간 교류 기회 잃게 하는 건 위험'

지휘자 정명훈. 사진제공=미라클오브뮤직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도쿄필하모닉 교향악단 명예음악감독인 정명훈이 최근 한일 관계 악화와 관련해 "국가가 일방적으로 벽을 만들어 사람들이 만날 기회를 잃게 하는 상황은 위험하다"면서 음악을 통해 양국의 우정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5일 '이웃 한국에서의 시선'이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정 명예음악감독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정 명예음악감독은 18년간 도쿄필하모닉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2004년 7월 한일 우호 기념 도쿄 특별음악회에서 현 일왕인 당시 나루히토 왕세자와 협연을 하는 등 일본과의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정 명예음악감독은 "현재 한일 간의 특수한 긴장관계에는 극복해야하는 어려운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 관계 악화가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각자가 개인적인 우정을 지속시켜 서로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가가 일방적으로 벽을 만들어 사람들이 만날 기회를 잃게 되는 현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정 명예음악감독은 "리허설에서 처음 소리를 같이 내는 순간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분하는) 차이는 사라지고 그저 모두 혼자인 사람이 된다"면서 "음악을 기반으로 맺어진 우정은 변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를 의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의 사람들이 '저건 별거 아니었어'라고 웃으며 되돌아볼 수 있도록 우리의 우정을 멋진 음악의 형태로 열매를 맺고 세계에 계속 보여주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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