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참석 회의서 '비상경영체제' 요청한 황각규…'불확실성 대비'(종합)

신동빈 회장도 참석한 경영간담회
황각규 지주 부회장 '불확실성 대비' 강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간담회에서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을 당부하고, 외환·유동성 위기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구했다.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경영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3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황 부회장은 30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지주·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임원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경영간담회에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달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경영간담회는 최근 경영환경 및 관련 이슈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개최되는 행사로, 황 부회장은 간담회 본 세션이 시작되기에 앞서 참석한 대표이사 및 임원들에게 이같이 요청했다. 최근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각 사 모두 위기감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황 부회장은 우선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요청했다. 그는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집행하고, 예산관리를 강화해 임직원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향후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도 철저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균형 잡힌 경영계획 수립도 요청했다. 황 부회장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밋빛 계획이나 회사 내외부의 환경만 의식한 보수적인 계획 수립은 지양해달라"며 "명확하고 도전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혁신을 통해 이를 반드시 달성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를 위해 기간별로 철저한 피드백을 통해 탄력적 경영을 해달라고 전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샤롯데봉사단 어울림 김장 나눔'에 참가해 인사말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강화도 강조했다. 황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과거의 성공방식은 오히려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과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더불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IT 및 브랜드 강화에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표이사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이날 황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언급한 것은 최근 롯데그룹이 맞닥뜨린 위기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원롯데'로의 기업 지배구조 재편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의 대법원 판결로 인해 수년간 미뤄져 왔고, 최근에는 면세점 사업 부진까지 겹치며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신 회장의 유죄 확정으로 월드타워점 특허 취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그룹의 핵심인 오프라인 유통사업은 이커머스 경쟁 확대와 인구구조 개편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 추세다. 다양한 유통 규제로 인해 사업 확장도 여의치 않다.

이날 신 회장도 회의에 참석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회의를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회의에 참석했다"며 "황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한 것은 미래 불확실성 대응을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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