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유력 용의자 5차례 조사 진전 없어…경찰, 혐의 입증 주력

당시 목격자 2명 접촉, 법최면 전문가 투입
이춘재 과거 용의선상 올랐다가 제외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다섯 번의 접견조사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과거 유사 사건 분석을 비롯해 추가 증거물 DNA 감정 등 이씨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은 26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이씨에 대해) 5차례에 걸쳐 접견조사를 벌였다”면서도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제까지 진행된 모든 경찰 접견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혐의를 입증할 유력 증거인 추가적인 DNA 감정 결과도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회신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가 자백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은 만큼 수사를 통한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범죄분석 경력 및 전문성을 고려해 전국에서 프로파일러 9명을 투입, 사건 조사에 투입하는 한편 이씨가 군복무를 마친 1986년부터 1994년 이씨가 검거된 충북 청주 처제 살인사건까지 5년여 동안 화성, 수원, 청주 등 거주지 인근에서 발생한 유사사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당시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확인한 버스 안내원 등 목격자 2명과 접촉하는 중이다. 이들은 7차·9차사건의 목격자들로, 이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증언을 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 본부장은 “30여년 전의 기억인 만큼 목격자·피해자들의 기억이 많이 잊히고 훼손됐을 우려가 있어 법최면전문가 2명을 지원받았다”며 “기억을 정리하고 회상하는데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가 과거 수사 당시 용의선상에 올랐다가 제외된 사실도 확인됐다. 반 본부장은 “당시 3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알리바이를 입증할 자료와 별다른 증거가 없어 더 이상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며 “족장(발길이) 불일치 등을 이유로 용의자에서 배제한 것으로 당시 수사기록상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범행인 1991년 10차사건 이후 3년 가까이 흐른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씨는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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