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맹비난했는데…아들에 발등 찍힌 장제원

장제원 아들, 면허취소 수준 음주사고
금품합의·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조국 감싼 정의당 '이중잣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딸 스펙 관련 자료를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후보자,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십시오. 과연 법무부 장관에 오를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지금 그 모습으로 무슨 개혁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조국 저격수'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아들의 음주운전 문제로 역풍을 맞았다. 장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관련 의혹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더 깨끗하고 더 흠이 없고 더 반듯한 법무부 장관을 가질 권리가 있다"며 집요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조 후보자를 향해 십자포화를 날린 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장 의원의 아들인 래퍼 장용준(19)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사실이 적발됐다. 장씨는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장씨는 사고 직후 피해자에게 금품을 주겠다며 현장 합의를 시도하면서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즉각 사과하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고,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용준이는 성인으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은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도 장 의원을 비판했으나 사퇴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은 '이중 잣대' 논란에 휩싸였다. 정의당이 조 후보자에게는 관대하고 장 의원에게는 엄격하다는 지적이다.

정의당은 장 의원의 아들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부족해 사건을 덮기 위한 피해자 회유 및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쁜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이번 일이 경찰조사에 의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번에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장고 끝에 사실상 적격 판단을 내렸다. 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지도부는 지난 7일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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