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일본 여파 환율 급등 우려' 하나 '실질적 피해 제한적'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와 환율 급등 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직접적인 일본의 보복이 없다고 하더라도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될 경우 금융권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본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하고 있다.

20일 신한지주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향후 일본의 국내 주력 수출상품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 이런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시기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의 수출 규제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 등이 국내 경제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KB금융 역시 "미국, 중국, 일본은 모두 우리나라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관련된 국내 기업들이 큰 곤란을 겪을 수 있으며, 기업 실적 악화는 금융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는 일본 수출 규제가 한국의 경기 하강과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나금융지주는 "한일 통상 마찰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거나 일본이 실질적인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국제 여론과 한국의 반발, 일본의 정치적 부담 등으로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질적인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위험선호 심리가 다소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원·달러 환율은 1150~1160원대에서 주거래를 형성할 것으로 봤다. 현재는 1210원대다.

경기와 정책 효과 진단에 대해서도 각 지주사별로 다소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에 따른 실질구매력 제한과 고령화, 가계부채 부담 등 구조적 요인이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크게 부진한데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수요가 둔화돼 설비투자 또한 위축됐다"고 했다.

정부의 추경에 대해서도 "민간 부문 수요 부진이 다소 완화되겠으나, 소비심리 약세로 개선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업자 확대가 60대 이상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 진작 효과가 제한될 것이란 분석도 하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중 민간 소비는 고용 회복세의 지속,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했다. 투자 부문 역시 정부의 기업투자 지원 대책, 공공 건설 투자 확대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