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가 대화 거부'…노딜 브렉시트 우려 속 책임 떠넘기기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럽연합(EU)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영국은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 이미 합의된 내용이 최선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영국과 EU가 서로를 향해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랭커스터 공작령 대법관(국무조정실장)은 6일(현지시간) "영국과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EU"라고 밝혔다. 앞서 EU당국자들이 영국 정부가 아무런 협상없이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의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따른 반박성 발언이다.

노 딜 브렉시트 대비를 총괄하고 있는 고브 실장은 "우리에게는 새 접근법이 필요하고, 우리는 EU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좋은 협상을 위해 모든 힘을 쏟을 것이지만 EU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간단히 '우리는 대화를 원하지 않아'라고 말한다"며 "나는 이 것이 잘못되고 슬프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유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의 통화에서 테리사 메이 전 정부에서 합의한 EU탈퇴협정은 파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가디언은 "존슨 내각의 노 딜 위협에도 EU가 합의안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교착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측이 한치의 양보없이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예정된 오는 10월31일까지 남은 시한은 세달도 채 되지 않는다. 주요 쟁점은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 등이다.

같은 날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아직 합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며 노 딜 사태에 대해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버라드커 총리는 "노 딜을 피할 수 있는 많은 길이 있다"며 합의안 비준, 리스본 조약 50조 연장 또는 폐지 등을 언급했다. 다만 그는 노 딜이 단지 영국과 EU 간에 협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권리에서부터 '이혼' 협정, 아일랜드 국경까지의 모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집행위는 이날 영국에 브렉시트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EU집행부는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를 바란다"며 "합의안은 최선의 선택이고 재협상은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노 딜 시나리오가 선호하는 옵션이 아니라고 언급하며 최근 노 딜 배수진을 친 영국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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