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기자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20~60대 청·장년층 남성의 팔다리 근육량이 줄어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김홍규 건강의학과 교수팀이 2007~2014년 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20~69세 1만7280명을 평균 5.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와 같았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첫 검진 때 측정한 팔다리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근육량과 체지방량이 모두 적은 그룹', '근육량은 많고 체지방량이 적은 그룹', '근육량은 적고 체지방량이 많은 그룹', '근육량과 체지방량이 모두 많은 그룹' 등 4개로 나눴다.
이후 각 그룹의 당뇨병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근육량은 많고 체지방량이 적은 그룹에 속했던 남성의 34%는 5~6년이 지나도 원래 체성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나머지 66%는 근육량 및 체지방량 변화로 체형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육량은 많고 체지방량이 적은 그룹 남성을 보면 주 3회 이상 운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0.6%로, 체형 변화를 보인 다른 남성들에 비해 높았다. 이들의 당뇨병 발생률은 2.2%로 가장 낮았다.
반면 팔다리 근육량이 줄어든 남성은 당뇨병 발생률이 4.8%로 근육량을 유지한 그룹보다 2.2배 높았다. 이는 체지방량이 거의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팔다리 근육량이 줄어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밖에 근육량이 유지돼도 체지방량이 증가한 남성에선 3.6%가 당뇨병이 발병했고, 근육량은 줄고 체지방량은 늘어난 남성은 당뇨병 발병률이 5.7%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근육량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연관성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갱년기 여성은 체지방량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이러한 변화가 당뇨병 발병에 근육량 감소보다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김홍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근육량이 줄어들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려면 자신의 체성분과 사지근육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이에 맞는 음식 섭취와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장년기 때부터 유산소운동과 함께 팔다리 근육량을 키울 수 있는 스쿼트, 런지, 가벼운 아령 들기와 복근 강화 운동을 평소 꾸준히 한다면 향후 노년기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및 대사성질환'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