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에 불안한 소비자…필터샤워기 판매 488% 급등(종합)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신림동 강간미수 사태 등 연일 흉흉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위생과 안전을 위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수돗물부터 1인 가구까지 위협당하는 불신(不信) 시대에 소비자들이 '각자도생'을 위해 나서고 있는 것.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최근 한 달(5월24일~6월23일) 기준 보안ㆍ방범용품 판매량은 197% 급증했다. 가스감지기 판매량은 155%, 호신용 경보기와 호신용 스프레이도 각각 106%, 58% 판매 신장했다. 모형 CCTV 판매량도 38% 늘었다. 모형 CCTV는 실제 CCTV를 본따 만든 것으로, 수십 만원대의 실제 CCTV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예방효과를 누리려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다.

이같은 호신 관련 용품 호황은 여성 1인 가구를 노린 범죄가 최근 빈발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22일 광주에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이달 초에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소재의 여성의 집에 남성이 따라 들어가려 했다가 긴급체포됐다. 특히 신림동 사건은 CCTV에 찍힌 장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되면서 혼자 사는 여성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지난 달 말 인천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 사태 역시 서울과 강원, 강화도 일부 지역까지 확산되며 수돗물 안전성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G마켓에서는 최근 일주일(6월17~23일) 기준으로 필터샤워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88% 폭증했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도 271%나 급증했다. 필터샤워기는 필터가 달린 샤워기 헤드로, 최근 먹는 물 뿐만 아니라 씻는 물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정수기 역시 최근 일주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5%나 판매량이 늘었고, 그 중 1인 가구가 즐겨 사용하는 미니ㆍ물통형 정수기의 판매량은 70% 증가했다. 수돗물에 녹아 있는 칼슘, 철분 등을 제거해서 부드러운 연수로 만들어 주는 연수기는 판매량이 52% 증가했다. 정수기 필터 역시 판매량이 9%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의 필터샤워기 판매량은 지난 일주일 간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샤워를 더 많이 하게 되고,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해 민감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여름이 가까워져 오면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천과 서울에 이어 경기도 안산에서도 붉은 수돗물이 나오며 고잔동 일대 1900여 세대에 식수사용 중단 권고가 내려졌다. 인천, 강화군에서 붉은 수돗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수도 100명을 넘어섰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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