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증기캡슐공정 원리와 이를 이용해 제작된 실리콘 스폰지의 현미경 사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생활 속 불편한 존재로 여겨졌던 정전기를 이용해 전자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은 전자재료연구단 송현철 박사, 강종윤 단장 연구팀이 정전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스펀지 형태의 고내구성·고출력 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증기캡슐공정'을 이용해 물과 실리콘만으로 미세 기공을 갖는 실리콘 스펀지를 짧은 시간 내에 간단히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형성된 미세 기공이 전체 표면적과 정전용량을 향상시켜 정전기 발생량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이를 이용해 고내구성·고출력을 지니는 정전기 나노발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공정을 이용하면 제작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나노발전기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구진은 증기캡슐공정의 변수들을 면밀히 조사해 다공성 구조의 제어 방법을 확립했는데 이러한 다공성 실리콘 소재는 여러 연구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KIST 연구진은 개발한 정전기 나노발전기를 이용해 실제 실내온도나 위치 등을 파악하는 블루투스 무선 센서 등을 구동하는 데도 성공했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을 비롯해 무선 센서 네트워크나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자율전원으로써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현철 선임연구원은 "쉽고 간단한 공정을 이용해 다공성 구조를 제작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가격, 성능, 내구성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혁신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