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채용시험서 답안지 교체 소동…공공기관 채용서 또 오류

애초 문항수 다른 OMR 카드 배포…심평원 "외주업체 맡겨 확인중"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신입사원 채용 시험장에서 문항 수가 다른 OMR 카드가 나와 시험 중간에 전격 교체하는 혼란이 벌어졌다. 수험생들 사이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자 김승택 원장이 직접 사과문을 올렸지만 사과 외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아 수험생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3일 김승택 심평원 원장은 기관 채용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지난 20일 서울 진선여중에서 실시한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심사직 5급 일반) 도중, 일부 고사장에서 답안지 배포 및 교체과정의 혼란으로 응시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빠른 시일 내에 최선의 대책을 마련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카페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필기전형 1교시 중 일부 시험장에서는 OMR 답안지가 잘못 배포됐다. 시험 문항은 총 80개였지만 답안지는 50문항만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험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심평원은 1교시 도중 80문항짜리 답안지를 새로 배포했고, 수험생들은 이름과 수험번호, 답안을 새로 써넣었다.

그러나 심평원은 2교시까지 시험을 마친 후, 애초 50문항짜리 답안지를 받았던 시험장에 다시 한번 답안지를 나눠주면서 중간에 교체했던 답안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으라고 지시했다.

이를 두고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벌어졌다. 수험생 A씨는 "1교시와 2교시 사이 30분간의 휴식시간이 있었는데, 당시 수험생들이 휴대전화로 답안을 공유했기 때문에, 일부 수험생은 답안지 최종 교체과정에서 답을 수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험생 B씨는 "1차 시험이 끝난 후 심평원이 수험표를 걷어가지 않았는데 공공기관에서 이렇게 허술하게 시험을 관리감독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또 1차와 2차 OMR 대조는 당연한 것인데 이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현재 긴급 대책회의 중으로 조만간 논의 결과를 알릴 것"이라면서 "1차 OMR카드와 2차 OMR 카드는 모두 수거했으며 이를 대조했는 지 여부는 시험을 진행한 외주업체 등에 확인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반기 채용이 예정된 인원은 심사직 192명, 행정직 57명, 전산직 30명, 연구직 15명 등 총 294명이다.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의 채용 과정에서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6년 직무능력시험에서 오류가 발생해 공정성 논란이 있었고, 2015년 하반기 채용 시험에서도 채점 오류로 인해 필기시험 불합격자 272명을 추가 합격처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심평원과 건보공단 등은 모두 채용 시험을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다"면서 "외주업체의 규모가 공공기관별로 상이한 데다 일부 업체는 아주 영세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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