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황하나 '부실 수사'의혹 사실로…경찰관 2명 '직무유기' 입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가 12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경찰이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의 마약 투약 혐의 봐주기 수사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 2명을 입건했다.

22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철창 관계자는 "황씨와 유착관련 수사관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며 "통신물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경찰청은 2015년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 당시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에 대해 대기발령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및 강남경찰서 소속으로 확인됐다.

2015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황씨는 같은 시기 한 블로거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때 황씨는 지인들에게 "우리 삼촌과 아빠가 경찰청장이랑 베프(친한 친구)"라고 발언한 것이 최근 알려지며, 마약 투약과 관련해 봐주기 수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당시 황씨, 대학생 조모씨 등 8명의 마약 판매·투약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종로서는 조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반면 황씨 등 7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으로 확인되며 봐주기 수사 논란은 커졌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당시 황씨에 대한 조사가 적절히 진행됐는지 여부에 대해 최근 내사에 착수했고,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황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지수대는 또 종로서 사건기록을 검토해 조씨가 "황씨가 남양유업 회장의 손녀"라고 진술했던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수사관 2명에 대한 감찰 조사에서 부실수사가 확인돼 즉시 대기발령했고, 지수대에 수사의뢰를 했다"며 "당시 종로서의 수사 과정 등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현재 서울 자택 등에서 2015년 5∼6월과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와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로 지난 4일 체포돼 구속 송치 됐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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