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식 위원장 '한돈 스토리텔링 개발, 수입육과 맞짱'

올 예산 30%를 홍보에 투입…소비활성화 올인
가정간편식 즉석식품·가공품 개발…가격방어 비축사업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하태식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9일 "수입육과 경쟁할 수 있는 한돈만의 스토리텔링 개발에 중점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태식 위원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돈 스토리텔링을 통한 한돈의 긍정적 이미지 확산으로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안전하며 맛있는 한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올해 74억5200만원의 예산을 한돈 홍보에 투입키로 했다. 전체 예산의 30%에 달하는 규모이다. 수입육 증가, 미세먼지 등으로 위축된 야외활동으로 인한 돼지고지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돼지고기 1㎏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4200원인데 반해 유통가격은 3100원까지 떨어져 농가는 출하할 때마다 마리 당 9만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 위원장은 "현재 프로야구, 농구, 배구 등 다양한 종목을 활용한 스포츠마케팅이나 소외계층나눔, 군부대 전달식 등 사회공헌활동도 진행중"이라며 "한돈몰, 한돈인증점 등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한돈 판매 채널 확대와 활성화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인가구 증가, 가정간편식(HMR) 확대 등에 발맞춰 소비자 욕구에 맞는 다양한 즉석식품과 가공품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생산성 중심, 가격 중심의 돼지고기 시장이 더 맛있는 돼지고기로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를 대응할 수 있는 한돈의 품질과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가격 방어를 할 수 있는 수급안정도 한돈자조금의 주된 역할이다. 돼지고기는 통상 학교 방학으로 인한 급식 중단 등 비수기인 겨울철에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위원회는 지난 1월 30억원을 투입해 돼지 뒷다리살 구매ㆍ비축 사업을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정부, 농협과 함께 300억원을 조성, 돼지구매ㆍ비축 사업을 추진해 수급을 안정시켰다.

하 위원장은 "돼지고기 가격하락의 근본적 원인은 돼지고기 수입량 증가에 있다"며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46만4000톤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입량 증가로 허위 과장 광고와 원산지 위반 제품도 횡행한다. 하 위원장은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수입육의 허위 과장광고에 대한 법적대응, 원산지 표시단속 등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도시화 진행에 따른 축산분뇨나 냄새 민원 등 환경문제로 인한 님비현상으로 농업환경이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는 점도 한돈자조금의 고민거리다. 그는 "무엇보다 미허가 축사 적법화와 증가하는 가축분뇨 처리문제와 냄새민원,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악성 가축질병 문제, 동물복지 등 한돈산업을 둘러싼 규제와 과제가 보다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도 한돈농가에는 치명적이다. 치사율이 100%인데다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도 없기 때문이다. 하 위원장은 "불법 휴대축산물 반입 과태료 상향, 잔반급여 금지,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 등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어려움들이 겹치면서 10년 새 한돈농가는 3분의1 가까이 줄었다. 2009년 2만호에 가까웠던 한돈농가수는 매년 감소해 현재 6000여 농가로 줄었다. 그는 "농업의 기본인 생산자가 감소하면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동물약품업계, 사료회사나 도축장, 유통, 가공장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하 위원장은 끝으로 "청년 한돈인에 대한 교육 및 시스템 확충과 고령화된 인력을 구조개선해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전했다.

한돈자조금이란 한돈 농가들이 국내 한돈산업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 기금을 마련해 운용하는 조직으로 소비촉진 및 판로확대, 신제품 개발 수출 활성화, 정책 개발 및 제도개선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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