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항지진은 인재'…'정부, 특단의 피해보상 대책 내놔야'

포항지진 조사단 "지열발전이 지진 촉발"

포항지진 시민연대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지질학회 주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주관으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포항 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한 인공지진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최호경 수습기자] 2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회의장에는 포항지진 원인에 대한 정부조사단 연구결과 발표를 듣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찼다. 주최 측이 준비한 좌석 250개는 회의 시작 30여분 전 이미 가득 찼고, 100여명 이상은 서서 조사결과를 기다렸다.

이날 기자회견을 찾은 시민단체들은 '포항은 자연지진이 없는 도시다', '정부는 피해보상과 지역경기부양대책을 마련하라' 등 피켓을 들고 초조하게 결과발표를 기다렸다. 포항시 흥해읍에 사는 황하욱(60)씨는 "정부가 (포항 시민의 고충을) 너무 모른다. 인구도 줄고, 집값이 하락하는 등 엉망이다"며 "정부가 있는 그대로 와서 보고 결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정화 포항지진 시민연대 위원장은 "지열발전소 9㎞ 이내에 있는 동네가 (포항지진으로) 초토화됐다"며 "정부가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이라는 것을 명백히 확인시켜달라"고 강조했다. 마 위원장은 조사단의 발표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기자회견장 안에서 "포항지진 유발지진 정부는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조사단의 결과발표가 시작되자 소란스럽던 기자회견장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우선 해외조사위원회의가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공동조사단장인 세민 게(Shemin Ge) 미국 콜로라도 교수가 "포항지진은 EGS(지열시스템)의 자극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표하자 기자회견장에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 결과에 대해 포항시 영흥동에 거주하는 이동호(62)씨는 "당연한 결과"라며 "포항지진으로 지역 경제가 어려운데 그 부분을 정부가 잘 지원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오께 조사단의 발표가 끝나자 곧바로 곳곳에선 정부의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열발전소의 완전한 폐쇄와 부지원상복구를 정부에 공식 요청한다"며 "또 포항지진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최호경 수습기자 chk@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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