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北 새 미사일 실험 경계..거듭 압박(종합)

동창리 발 논란 확산엔 유보적
'눈 한번 깜빡임 없이 보고 있다'...도발 자제 경고
일괄타결 비판 지적도 나와

인터뷰 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사진)이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북한을 향해 더 이상의 (핵)확산 게임은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볼턴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미 ABC방송, 폭스뉴스 등에 잇따라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ㆍ로켓 실험 가능성에 대해 "특정 상업 위성사진이 보여주는 것으로 추측하지 않겠다. 더 이상의 구체적 사항으로는 들어가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정보기관이나 언론의 관측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을 향해 도발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은 북한이 뭘 하는지 정확히 보고 있다"며 "더 이상 나를 놀라게 할 (핵)확산 게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눈 한번 깜빡임 없이(unblinkingly) 보고 있다. 그들의 역량에 대해서는 어떤 오해도 없다"며 북한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비핵화 협상의 빠른 재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볼턴은 "3차 북ㆍ미 정상회담은 열려있다.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가야 할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워싱턴DC에 돌아온 후 연일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에 '빅딜'을 받아들일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과 관련, 발언 수위를 조절하며 확전을 피하면서도 '북한의 모든 활동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경고장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이런 방향 전환은 혼란도 야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괄타결 원칙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지난 8일 미 국무부 당국자가 브리핑하며 "미 행정부 인사 어느 누구도 단계적 접근법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 데서도 드러난다. 이는 지난 1월31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동시적ㆍ병행적 기조'를 밝히고 '핵 신고를 일정 시점에 하도록 한다'며 사실상 단계적 접근법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발언 직후 비건 특별대표가 김혁철 북한 대미 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이 돌아섰고 이런 분위기가 정상회담에서도 그대로 적용됐음을 파악할 수 있다. 외교 소식통도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전 이어졌던 일련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 미국의 협상 기조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만사 비노그래드 CNN방송 국가안보 해설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에 대해 이중적 입장을 가지고 있어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는 깨면서도 북한이 1차 북ㆍ미 정상회담 후 핵활동을 지속한 데 대해서는 "매우 실망했다"고만 말한 것을 지적했다. 비노그래드 해설가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 잣대는 핵무기 비확산 전략이 아니라 대통령의 감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6개 정도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했다는 보도에 대한 언급이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기본 합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한 미국 고위 당국자의 말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 내 일괄 타결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한지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당장 볼턴 보좌관이 전면에 등판하고 있지만 대북 협상 총괄역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재등판 시점도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다.

지금은 폼페이오 장관이 잠시 후선으로 물러난 듯한 분위기지만 북한의 대응에 따라 언제든 두 사람의 역할이 다시 바뀔 수 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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